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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더욱 위험한 남북 관계 예고한 김정은의 핵 위협

등록 2023-01-01 18:03수정 2023-01-01 18:4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2년 마지막 날 초대형방사포를 배치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북한은 이 초대형방사포를 지난 31일과 1일 발사했는데, 김정은은 이것이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말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2년 마지막 날 초대형방사포를 배치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북한은 이 초대형방사포를 지난 31일과 1일 발사했는데, 김정은은 이것이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말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새해 첫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고 “2023년을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한국을 겨냥한 전술핵 무기를 다량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한반도에서 군비경쟁의 어두운 그림자와 전쟁 위기를 짙게 하는 호전적인 내용으로 매우 우려스럽다.

김정은 위원장은 1일 공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핵탄두 보유량의 기하급수적 증가 등 한국을 겨냥한 핵무기 전력 강화가 올해 국방전략의 핵심임을 밝혔다. 그는 “핵무력의 제2의 사명은 분명 방어가 아닌 다른 것”이라며 유사시 핵무기를 선제공격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북한은 2022년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 이틀 연속 초대형방사포 등을 발사해 위협을 행동으로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 초대형방사포가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하다”면서 30문을 실전 배치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군사정찰위성 개발도 예고했다. 이런 전략을 현실화하려면 올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가 한미의 대북 ‘고립 압살 책동’ 때문이라는 주장을 계속하면서, 대화와 협상 여지를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특히 국제관계가 ‘신냉전’ 체계로 명백히 전환됐다고 강조했는데, 이런 국제 정세를 활용해 중국과 러시아를 방패 삼아 핵·미사일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지난달 29일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 준비”를 강조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에서 남북관계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올 한 해 남북이 군사적으로 강 대 강으로 맞서는 위태로운 살얼음판 위에 서게 될 우려가 커 보인다.

김 위원장의 거칠고 호전적인 위협은 계속 악화되는 경제 상황 속에 핵·미사일에 자원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을 정당화하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이는 한·미·일 군사적 협력을 더욱 긴밀하게 만들 수밖에 없고, 한국의 핵 보유, 군비 강화 여론에 더욱 힘을 실어주게 될 ‘오판’이다. 남북 모두를 전쟁의 불안 속으로 내모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태를 강력히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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