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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계 성장률 전망 낮추며 ‘침체 위험’ 경고한 세계은행

등록 2023-01-11 18:10수정 2023-01-12 02:07

세계은행의 2023년, 2024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 그래프
세계은행의 2023년, 2024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 그래프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며 경기 침체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전망치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에는 좋지 않은 흐름이다. 새해 벽두부터 수출 실적도 좋지 않게 나오고 있다. 정부(1.6%)나 한국은행(1.7%)의 전망보다 올해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도 있겠다. 경기 진폭을 줄이고, 특히 급격한 침체로 빠져들지 않게 정부와 통화당국이 적기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

세계은행은 10일(현지시각)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1.7%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전망했던 3.0%에서 거의 반토막으로 낮춘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에 올해 성장률을 2.9%에서 2.7%로 낮춰 잡았는데, 이보다도 크게 낮다. 최근 몇달 사이에 경기 전망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뜻이다. 세계은행은 세계 교역량이 지난해 4% 증가했는데, 올해는 1.6%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가파른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이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게 세계은행의 분석이다. 특히 선진국의 성장률이 지난해 2.5%에서 올해 0.5%로 추락하며 세계 경제 하락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보다는 조금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해 6월의 5.2%에서 4.3%로 낮췄다.

세계 경제 침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엔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지난달 수출이 전년 같은 달에 견줘 9% 넘게 줄어들며 석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는데, 새해 초 수출 실적도 아주 좋지 않다. 10일까지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0.9% 줄고, 영업일수로 계산하면 14.1%나 감소했다.

정부나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가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외부 여건의 악화를 고려하면 생각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 연초에 정부가 ‘반도체 기업 세액 공제 확대 추진’ 방침을 밝혔는데, 투자 진작은 안 되고 재원만 축내는 이런 일부터 밀어붙인다면 신뢰만 잃게 될 것이다. 예상과 다른 경기 흐름이 나타날 경우 신속대응할 수 있게 크고 작은 대응책을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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