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앞줄 가운데)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 및 10.29 참사 책임자 파면 촉구 국회 밤샘 농성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월 임시국회가 2일 시작됐다. 대정부질문, 교섭단체 대표 연설, 본회의 등 주요 의사일정에도 여야가 합의했다고 한다. 앞서 1월 임시국회가 법안 하나 변변히 처리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린 터라 밀리고 쌓인 민생 현안이 수북하다. 그런데 초입부터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경한 대여 투쟁에 나서고 국민의힘이 맞대응을 예고하면서 국회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자칫 2월 국회조차 여야가 악다구니 대결만 벌이다 끝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2월 국회에서 다뤄야 할 현안은 주로 민생과 관련된 것이 많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당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연말에 일몰로 만료된 안전운임제와 추가연장근로제가 리스트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원래는 1월 국회에서 논의를 기대했으나 또다시 뒤로 밀린 것이다. 부동산 규제 완화, 반도체 세액공제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도 대기 중인데, 하나같이 여야의 입장이 달라 상당한 충돌과 진통이 예상된다. 최근 들어 정말 ‘폭탄’이 돼버린 난방비 급등과 저소득층 지원 문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비롯한 고물가 대책 또한 이번 국회에서 응당 논의해야 할 사안들이다.
그런데 2월 국회의 첫 장면을 장식한 것은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모인 민주당 의원들의 농성 대열이다. 당내 강경파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법’ 2월 국회 처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등을 내걸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농성장에 나타나 “2월 임시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오는 4일에는 서울에서 대규모 정부 규탄 대회를 예고했다. 아니나 다를까 여당은 “민생국회 아닌 정쟁국회를 만들려느냐”(주호영 원내대표)며 정면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이 장관의 무책임, 김건희 여사 사건의 처리 지연 등은 국민들 상식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뻔한 파국을 예상하며 농성, 장외 집회 등 강경 일변도 투쟁에만 나서는 모습은 국회의원의 책무와 거리가 멀다. 전략적이지도 못하다. 검찰 수사의 불공정성을 부각시킨다고 하지만, 이번에도 1월 국회처럼 ‘이재명 방탄’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국회 다수당으로서 민생 문제를 풀어갈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정부·여당의 실정은 무겁게 따지되 국회를 또다시 공전시키는 일만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