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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0.78명까지 추락한 출산율, 나라에 미래가 있겠나

등록 2023-02-22 18:49수정 2023-02-23 02:38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8명으로 떨어졌다. 1년 새 0.03명이 더 줄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데, 거기에서조차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진 지 오래인데, 정부 정책은 게으른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야 이 나라에 미래가 있겠나 걱정스럽다.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우리나라는 1998년 처음으로 1.5명 아래로 내려가더니 2018년(0.98명)부터는 1명을 밑돌기 시작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1.59명, 2020년)이나, 우리나라 다음으로 낮은 이탈리아(1.24명)와 비교해도 한참 낮다. 혼인 연령은 계속 늦어지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 없이 신혼을 보내는 기간이 길어지는데다, 결혼 5년 이내의 초혼 부부의 평균 자녀 수도 계속 줄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금개혁은 합계출산율이 2031년 1명대를 회복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정년 연장과 맞물린 노동개혁, 대학 입시와 맞물린 교육개혁도 저출산 문제 해결이 전제돼 있다. 최근 추세를 봐서는 현실성 없는 가정이다. 물론 최근 3년간은 ‘코로나 위기’도 출산율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렇지만 2005년부터 2021년까지 280조원(국회 예산정책처 추산)을 쏟아부은 결과가 현재의 상태임을 인정하고, 정책의 합리성을 전면 점검해야 한다.

일본은 2003년 저출산사회대책기본법을 제정하고, 장관이 이끄는 부처를 신설해 대처하고 있다. 2020년 합계출산율이 1.33명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사무처를 두고 장관급 부위원장을 임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위원회가 관련 정부 정책을 총괄하지는 않아 한계가 뚜렷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나경원 전 부위원장을 정치적 이유를 들어 해임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그 정도인데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리 없다. 임신·출산으로 인해 여성들이 입는 불이익, 가사와 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문제도 심각한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려 하는 것도 앞날을 어둡게 한다.

저출산 문제는 철저히 미래세대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청년세대와 깊이 소통해 그들의 공감과 반향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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