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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회 선거제 개편 논의, 왜 하는지 먼저 따져라

등록 2023-03-23 18:05수정 2023-03-24 02:38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 30일 선거제 개편을 위한 국회의원 전원위원회 소집 등에 합의한 뒤 잠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 30일 선거제 개편을 위한 국회의원 전원위원회 소집 등에 합의한 뒤 잠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다음주 선거제 개편을 위한 의원 전원위원회(전원위)를 시작한다. 여야는 23일 전원위 논의의 기본 틀이 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결의안을 30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고, 전원위도 그날 소집하기로 합의했다. 의원들의 토론을 통해 의견을 모은 뒤 내년 4월 총선부터 적용될 새 선거제도를 정하게 된다. 공직선거법 개정 시한이 다음달 10일로 다가온 상황에서 생산적 논의와 개혁적 결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개특위 결의안에는 3개 방안이 들어 있다. 국민의힘이 밀고 있는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더불어민주당이 선호하는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그것이다. 그러나 의원들이 결의안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 결의안은 특히 ‘의원 정수 300명’ 동결을 전제로 삼고 있으나, 자유로운 토론이 바람직하다. 2003년 이라크 파병 동의안 심사 이후 20년 만에 전원위를 여는 것도 그런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본격 논의에 앞서 반드시 짚어야 할 질문이 있다. 선거제 개편을 왜 지금 논의하게 됐냐는 것이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가 거대 양당의 분열과 갈등, 정쟁의 무대로 변질됐다는 것이 국민의 보편적 평가다. 그래서 다음 국회부터는 이런 고질적 문제들이 반복·재생산되지 않도록 제도를 바꿔보자는 여론이 선거제 개편 논의로 모아졌다. 지역주의에 기댄 거대 양당의 독식 완화, 비례성 강화, 소수 정당 원내 진입 뒷받침, 사표 최소화 등 세부 논점들은 결국 정치의 복원을 위한 것이다. 의원들은 각자 소신을 밝히되 이런 대전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

선거법은 정부 수립 이후 115차례나 개정됐다. 그때마다 ‘민의’를 명분 삼았지만, 현실은 늘 ‘당략’에 좌우됐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을 한다며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우후죽순 ‘위성정당’으로 전락한 사례는 아직도 국민들 기억에 생생하다. 거대 양당의 나눠갖기식 비례대표제가 오히려 정쟁과 정치 양극화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새겨들어야 한다. 정개특위 결의안 초안에 있던 의원 세비와 인건비 동결, 특권 제한 방안 등을 최종 결의안에서 슬그머니 뺀 것도 진의를 의심받을 대목이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전원위가 끝난 뒤 선거제 개편안을 합의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는데, 행여 당리당략에 따라 의원들을 찍어 누르는 방편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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