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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제야 국가책임 된 입양, 전문인력 등 지원 뒤따라야

등록 2023-04-13 18:32수정 2023-04-14 02:38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의 주재로 열린 제17차 아동정책 조정위원회에 확정된 윤석열 정부 아동정책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의 주재로 열린 제17차 아동정책 조정위원회에 확정된 윤석열 정부 아동정책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간 기관이 도맡아온 입양 아동에 대한 관리 업무를 앞으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총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3일 정부가 발표한 ‘윤석열 정부 아동정책 추진 방안’에 따르면, 입양 아동에 대한 결정 및 보호 조처는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양부모 자격심사는 보건복지부 입양정책위원회가 맡는 등 공적 입양체계가 마련된다. 모든 입양 관련 기록은 아동권리보장원으로 이관돼 ‘입양인의 뿌리 찾기’가 수월해지고, 입양 아동에 대한 사후관리도 복지부 관할로 바뀐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으로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이 마무리되면, 입양의 국가 책임을 강조하는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약’ 비준도 추진할 방침이다.

입양은 보호대상 아동의 성장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일이다. 해당 아동과 양부모, 생부모의 이해를 모두 존중하고 포괄해야 하며,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수다. 이 때문에 자국의 아동을 다른 나라로 보내는 거의 대부분 국가에서 입양 절차는 공적 기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50년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취약한 복지 시스템 등으로 민간 기관이 오랜 기간 이를 주도해왔다. 2011년 최종 단계에서 법원의 허가 과정을 추가한 것이 유일한 공적 개입이었다. 입양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인 민간 기관 주도의 입양체계는 여러 부작용을 노출해왔다.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이유로, 국외 입양 수수료 수익이 국내 입양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 거론돼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국가 책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볼 일이다.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과 심각한 저출생 문제 등이 제도 정비를 견인한 측면이 클 것이다. 다만 공적 입양체계를 선언하는 데만 그쳐선 안 될 것이다. 적절한 예산과 전문인력 양성 등 실질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국가가 책임을 소홀히 하는 동안, 관련 업무 종사자들의 전문성과 책임성 결여에 대한 지적이 줄기차게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양부모 상담·가정조사·교육 등을 사회복지법인에 위탁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에 대한 관리도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국외 입양을 최후의 수단으로 권장하는 헤이그 협약에 기초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한부모와 미혼모 등의 자녀들이 원래 가정에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런 여건이 불가능할 경우에도 국내 입양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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