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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비공개 회담’ 고집하며 여야 대표토론 흔드는 여당

등록 2023-06-06 18:09수정 2023-06-07 02:37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국회에서 열린 ‘어린이 안전헌장’ 선포식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국회에서 열린 ‘어린이 안전헌장’ 선포식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어렵게 합의한 당대표 간 텔레비전 정책토론이 기약 없이 표류하고 있다. 토론의 세부 절차·형식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토론 후 비공개 회담을 열자고 계속 고집해 최종 성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헛심 공방을 이어가자, 자칫 토론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여야가 김기현·이재명 두 당대표의 일대일 텔레비전 토론을 열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밝힌 것은 지난달 27일이다. 당시엔 이르면 6월 초에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열흘 이상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토론의 세부 일정과 형식 등을 포함한 최종 합의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양당의 실무 논의가 뜻밖에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서다.

제일 큰 쟁점은 국민의힘이 제기한 토론 후 비공개 회담이라고 한다. 텔레비전 공개 토론이 끝난 뒤 곧바로 별도의 비공개 회담을 열자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여야 간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의회정치를 복원하는 계기가 되려면 비공개 정책회담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민주당은 기왕 열기로 한 텔레비전 토론장에 의제를 모두 올려놓고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며 비공개 회담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것이 여야의 논의를 지체시킬 만큼 중대한 사유인지는 의문이다. 이번 토론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여야가 바뀐 뒤 1년여 만에 처음 만들어지는 자리다. 그만큼 오랜 기간 여야는 소통 부재 속에 대결과 정쟁으로 일관해왔다. 옛 속담처럼 첫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다. 우선은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만나 서로의 생각을 드러내고 의견을 교환한다는 의미가 크다. 첫 만남에서 미진하거나 부족한 대목은 추가로 2차, 3차 토론장을 만들어 채워가면 된다. 비록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2021년에도 여야는 당시 송영길 대표와 이준석 대표가 네차례나 텔레비전 토론을 이어간 전례가 있다. 만남의 정례화나 비공개 여부는 나중에 정해도 늦지 않다.

첫 토론의 성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일이 시급하다. 정치 실종에 넌더리를 내고 있는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자리이기도 하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 조건, 상대방이 수용하기 어려운 제안을 끝내 고집해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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