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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KBS 사장에 ‘친윤 낙하산’, 기어이 ‘땡윤방송’ 만들 셈인가

등록 2023-10-13 19:02수정 2023-10-13 19:20

서울 영등포구 한국방송(KBS) 사옥.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한국방송(KBS) 사옥. 연합뉴스

한국방송(KBS) 이사회가 13일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사장으로 선출했다. 한국방송 사장은 이사회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박 전 논설위원은 이번 사장 공모 과정에서 ‘사전 내정설’이 끊임없이 제기돼온 인물이다. ‘친윤 낙하산’으로 꼽히는 그가 한국방송 사장으로 취임하면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공영방송 장악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된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이날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어 박 전 논설위원의 사장 임명 제청안을 의결했다. 11명의 이사 중 5명의 야권 이사가 퇴장한 가운데 서기석 이사장을 포함한 6명의 여권 이사가 임명 제청을 밀어붙였다. 야권 이사들은 ‘사장 임명 제청 절차에 관한 규칙’ 위반을 들어 재공모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사장 공모 과정은 파행과 졸속의 연속이었다. 애초 한국방송 이사회는 서류 심사를 통과한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이달 4일 면접을 실시해 사장 후보를 정하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하기로 원칙을 정했다. 결선투표에서도 후보가 정해지지 않으면 재공모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사회의 여야 구성이 6 대 5인 상황임에도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자, 서기석 이사장은 합의를 깨고 결선투표를 연기했다. 여권 이사들의 자중지란으로 결선투표에서 정권이 낙점한 후보가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질까 봐 투표를 미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사이 여권 이사 한명이 돌연 사퇴하고, 그 자리에 ‘5·18 폄훼 인사’로 알려진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가 속전속결로 임명됐다. 결선투표 대상이던 후보 한명도 사퇴해 박민 후보만 남았다. 결국 한국방송 이사회의 사장 공모는 ‘박민 사장 만들기’를 위한 요식 절차였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방송의 독립성을 지켜야 할 공영방송 이사회가 정권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라면 어떤 꼼수도 개의치 않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정권 출범 직후부터 집요하게 방송 장악에 골몰했다. 방송 장악의 첫 관문인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교체를 노린 대대적인 감사와 수사, 한국방송에 대한 장기간의 감사, 티브이(TV) 수신료 분리징수, 공영방송 이사진 인위적 재편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온갖 무리수가 동원됐다. 총선을 앞두고 기어이 공영방송을 ‘정권 나팔수’로 만들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이런 행태는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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