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설치된 일자리 정보 게시판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견줘 34만6000명 늘어나면서 전체 고용률이 62.7%에서 63.3%로 상승했다. 그런데 15~29살 청년층 고용률은 같은 기간 46.4%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청년층의 고용시장 유입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진한 것이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는 청년의 수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청년 고용률은 코로나 대유행기에 41%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과거로 거슬러가 보면 10월 청년 고용률(46.4%)은 2004년 7월(46.8%)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같은 기간 15살 이상 인구 전체 고용률이 60.6%에서 63.3%로 상승한 것에 견줘 볼 때,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신규 고용 창출이 65살 이상 고령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청년층 고용 사정은 이렇다 할 개선이 없는 것이다.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지난 4주 안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이라고 대답한 청년은 올해 1~10월 월평균 41만명에 이르렀다. 이들이 전체 청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5.0%) 이후 감소세를 멈추고 반등해 올해는 10월까지 4.9%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열에 셋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서’라고 답했다.
청년 취업난의 장기화는 당사자들에게도 고통이지만, 나라 장래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이 2018년 0.98명으로 1명을 밑돌기 시작해 지난해 0.78명, 올해 2분기 0.7명까지 떨어졌다. 이대로 가면 성장 동력 약화에 머물지 않고, 이 나라를 움직여가는 시스템이 붕괴할 수도 있다.
정부는 15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취업 준비생에게 맞춤형 고용서비스 제공, 청년 친화적 기업문화 확산 지원,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 복귀 지원 등을 담은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와 내년 예산에 반영한 사업들인데, 역부족일 것이다. 산업구조 변화 속에 청년이 바라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지 않고, 기업들이 경력 사원을 주로 채용하는 방식으로 노동시장 신규 진입자에게 숙련 기회 제공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의 문제이기에 개별 기업에 자잘한 지원을 하거나 압력을 가한다고 쉽게 개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합계출산율이 급락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노사정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