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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혁신위는 좌초·김기현은 방탄, 이젠 혁신위 왜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등록 2023-11-24 18:39수정 2023-11-24 18:45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내 지역구 울산에 가는 게 왜 화제가 되나”라고 말했다. 25일 울산 의정보고회에서 용퇴나 험지 출마 뜻을 밝히는 것 아니냐는 언론 질문에 답하면서다. 혁신위원회가 이날 김 대표 등 지도부의 희생을 거듭 요구하며 ‘일주일 말미’라는 최후통첩을 보내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23일엔 공석이던 최고위원 자리 한 곳을 자신과 가까운 김석기 의원으로 채웠다. 김 의원은 단독 입후보했는데, 일정을 서둘렀다.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해야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 가능한데, 김 의원 합류로 김기현 체제를 안정시킨 것이다. 대표직 사퇴는 없고, 내년 총선도 자신의 주도 아래 치르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처럼 혁신위와 지도부가 계속 부딪치면서 결국 혁신위가 위기 돌파를 위한 꼼수용임이 드러나고 있다.

혁신위는 김 대표가 앞장서서 만들었다. 지난달 23일 인요한 위원장 선임을 발표하면서 “혁신위는 전권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활동 기한(60일) 절반을 넘긴 혁신위는 그간 다섯개 혁신안을 제안했다. 이 중 지도부가 받아들인 건 이준석·홍준표 징계 철회 요구안 하나뿐이다. 희생이 수반되는 나머지 혁신안은 고의적인 무시와 반발로 사실상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결과는 혁신위가 자초한 측면도 크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비민주적·시대착오적 주종 관계에서 비롯됐다. 그렇다면 당정관계 재정립을 1호 혁신 과제로 내세웠어야 했다. 그러나 인 위원장은 “나라님” 운운하며 선부터 긋고, 지엽적 과제에 매달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혁신위가 아닌 ‘용산 친위 또는 대리인’ 인상이 짙어졌다. 결국 출범 한달 만에 일부 위원 사퇴설, 조기 종결설 등에 휩싸이며 표류하는 신세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는 김석기 의원을 임명해 ‘경찰·경북 출신’ 최고위원을 3명으로 늘렸다. ‘영남 편중’ 해소에 역행하는 결정이다. ‘공천관리위원회’도 시한보다 앞당겨 일찍 구성한다고 밝혔다. 반면, 혁신위 논의에 대해선 이날도 “잘 참고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 와중에 국민의힘 소속인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이 혁신위 회의에서 “혁신위는 시간끌기용”이라는 발언을 해 혁신위원 3명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혁신위 스스로 ‘유권자 눈속임용 쇼’라는 것을 실토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더 이상 시간 끌며 국민들을 피곤하게 하지 말고 일찍 해산하는 것이 차라리 정직한 결정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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