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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덮어둔 채 부실 키운 부동산PF, 옥석 가리기 서둘러야

등록 2023-12-28 18:09수정 2023-12-29 02:40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28일 서울 여의도에 태영건설 본사에 내선 회사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28일 서울 여의도에 태영건설 본사에 내선 회사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28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금융채권자협의회의 공동관리(워크아웃)를 신청했다. 추가 자구 계획을 내놓고 채권단과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져 채무 만기 연장 등을 통한 회생이 추진돼도 파장은 이어질 것이다. 진행 중인 공사와 분양이 차질을 빚고, 협력사들에도 어려움이 미칠 것이다. 회사채와 기업어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담보부기업어음 시장에서도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은 사태의 끝이 아니다. 건설 경기 호전을 막연히 기대하고 만기 연장에 치중해온 부동산 피에프 대출 부실이 더는 덮어둘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드러낸 것이다.

건설업계에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을 두고 ‘올 것이 왔다’고 한다. 3분기 말 부채 비율이 478.7%에 이른 태영건설은 올해 초에 모기업인 태영홀딩스로부터 4천억원의 긴급자금을 대출받는 등 자금난을 겪어왔다. 부동산 피에프 대출 보증 잔액은 4조4100억원에 이르고, 그 가운데 절반이 미착공 현장에 대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아 태영건설이 떠안게 될 가능성이 있는 우발채무를 1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태영건설 외에도 피에프 우발채무 규모가 크거나 부채 비율이 높은 다른 건설업체 가운데 신용등급이 계속 떨어지는 곳이 여럿이다. 부동산 호황기에 규모를 키웠다가 분양시장 침체로 부실화되고 있는 부동산 피에프 문제를 더는 피해 갈 수 없는 국면이다.

정부는 올 초부터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을 대거 풀어 주택 시장을 떠받치고, 부동산 피에프 대출에 대해선 가능한 한 전액 만기 연장 방식으로 접근해왔다. 그러다 건설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연체액과 연체율이 크게 늘어나자 최근 ‘연착륙’과 함께 ‘질서 있는 정리’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연착륙’도 ‘질서’도 다 견지해야 할 방향이다. 그러나 그것이 내년 4월 총선 등 정치일정을 고려해 자꾸 시간을 끄는 명분이 돼선 안 된다. 부실을 키워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파괴력만 강화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정책당국이) 부동산 피에프 정리에 직접 개입하기보단 대주단이 자율적 협약을 통해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신속하게’에 무게를 둔 주문이라 본다. 옥석 가리기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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