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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민생도 토론도 없는 ‘선거용 홍보쇼’, 민생토론회

등록 2024-01-15 18:05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에서 세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이날 토론회는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열어, 생중계까지 했다. 그런데 민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토론이라 할 만한 것도 없었다. 경기 남부에 2047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집적단지)를 만들 계획이며,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622조원을 투자하고, 정부는 세제 혜택과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 인력 양성 등을 총력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재탕’ 발표하면서 이를 대통령의 치적으로 추어올리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1시간27분가량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은 16분가량 ‘모두 말씀’을 했고, 10분가량 ‘마무리 발언’을 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분여간 정부 정책을 설명했다. 토론 첫 발언에 나선 이우경 에이에스엠엘(ASML)코리아 사장은 “윤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장관들이 힘들겠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에서도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대통령님과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감사’의 말이 나왔고, 입지 조성 정부 지원 요청에 대한 국토부 설명에서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미 범정부 지원단을 꾸렸다’는 답변이 나왔다. 수많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일을 추진한 대통령의 대단한 치적을 알리는 ‘홍보쇼’라고 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다.

민생의 어려움은 고물가와 고금리 속에 실질소득과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는 데에 있다. 그런데 정부가 새해 들어 시작한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선, 4일 첫 토론회에서 소수 대기업과 특정 방산 기업에 혜택이 집중될 감세안을 발표했다. 두번째 토론회에서는 재건축 규제 완화와 신축 소형 주택 및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사면 중과 대상이 되는 ‘주택 수 산정’에서 빼주는 방안 등을 발표했다. ‘민생’과는 거리가 있는 정책을 쏟아내면서, 민생토론회란 이름만 갖다 붙였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에도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민생을 살피겠다고 해놓고는 ‘정부 지원’ 거리가 고갈되자 곧 장밋빛 산업 정책 홍보로 방향을 돌린 바 있다. 이번에는 방향 전환이 그때보다 더 빨랐다. 그렇게 국민과 소통하는 척하면서, 대통령 책무나 마찬가지인 신년 기자회견은 새해가 보름이 지나도록 계획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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