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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마음 가볍잖은 ‘6·15 선언 6돌’

등록 2006-06-14 20:43

사설
역사적인 6·15 남북 공동선언이 나온 지 여섯 돌이 됐다. 광주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민족통일 대축전이 시작돼 17일까지 계속된다.

6·15 선언 이후 남북관계 진전은 눈부시다. 장관급 회담이 18차례나 열렸고, 경제 분야 협력을 총괄하는 경제협력추진위원회도 12차례 이어졌다. 공동선언 직전인 1999년에 3억3천여만달러이던 남북교역 규모는 지난해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금강산을 찾은 남쪽 관광객만 해도 30만명에 가깝다. 남쪽 자본으로 조성된 개성공단에는 북쪽 노동자 7천명이 일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이 꾸준히 확대됐음은 물론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수준으로 교류·협력이 깊어진 셈이다. 통일의 초기 단계가 진행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6·15 선언 여섯 돌을 맞는 우리의 마음은 가볍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뚜렷한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한 북한 핵 문제다. 6자 회담이 7개월 넘게 중단된 배경에는 북한과 미국 양쪽의 뿌리깊은 불신과 적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이는 남북관계 진전과 불균형을 이루면서 한-미 사이의 의견 충돌을 유발한다. 6자 회담이 계속 열리지 않으면 이런 갈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현실적 판단을 이끌어내고 미국에는 유연한 태도를 요구해 회담이 재개될 수 있도록 우리가 적극 노력해야 할 상황이다. 곧 있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남북 관계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제와 분야까지 적극 포괄해 차원을 높여가야 한다. 경제·사회 분야에 치중된 기존 관계는 이미 여러 곳에서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우선 첫 만남 이후 중단된 국방장관 회담을 재개해 군사 현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또 북쪽이 납북자 문제를 피해갈 수 없는 것처럼, 남쪽도 북쪽의 ‘근본적이고 원칙적인 문제 해결’ 주장에 전향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남북이 일관되게 지켜나가야 할 것은 굳은 통일의지와 함께 실사구시와 상호존중의 정신이다.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진지한 논의를 통해 원칙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천할 일이다. 상대를 비난하고 책임을 떠넘겨서는 이제까지의 화해 분위기마저 후퇴시킬 뿐이다. 이번 대축전이 남북 교류·협력을 심화시키고 새로운 단계의 남북관계를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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