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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고건씨의 책임

등록 2006-08-28 18:34

사설
유력한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고건 전 총리가 어제 ‘희망한국 국민연대’(희망연대)라는 조직체를 발족시켰다. 각계 인사 106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지만 현직 정치인은 한 명도 끼지 않았다. 고 전 총리가 기성 정치인들을 일부러 배제한 것인지, 명망 있는 정치인들이 합류를 기피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희망연대는 이를 들어 정치 결사체가 아니라 순수한 시민운동 단체일 뿐이라며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직이 고 전 총리의 대선 출마를 위한 사실상의 전위부대가 될 것이라고 해석하는 데는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다.

희망연대의 출범은 그동안 잠재적인 후보로서 여론조사의 대상으로만 있었던 고 전 총리가 현실정치의 마당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앞으로 민생현장을 방문하는 등 국민들과의 접촉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차기 주자 선호도에서 늘 선두권을 유지해왔던 그가 이제 행동에 나선 이상 그의 행보가 이 나라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이 되기를 바란다. 다른 예비주자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기존 정당의 바깥에서 사람을 모으고 조직을 꾸리는 그가 명심해야 할 사안이다. 잘 하면 참신한 새 정치의 모델이 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정치세력의 합종연횡에만 매달리는 낡은 정치의 재판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에 대해서는 세간에 상반된 이미지가 존재한다. 한쪽에서는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체득한 경륜을 바탕으로 일을 매끄럽게 처리한다고 ‘행정달인’이라는 칭송이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주요 현안에 대한 견해가 명확하지 않아 도대체 자신의 목소리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가 이번에 들고 나온 ‘중도실용 개혁세력의 연대와 통합’이라는 주장도 구체성이 없어 여전히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들이 많다.

고 전 총리는 이제 중도실용주의의 결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권에서 나도는 정계개편론과는 무엇이 다른지, 내년 대선은 어떻게 치를지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더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나아가 사회의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대선주자로서의 의견과 대안을 좀더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권 한쪽에서 제기되는 ‘무임승차론’ 비판도 사라지고 앞으로 격화될 대선 경쟁구도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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