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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등교육 파탄내는 연·고대의 외고 편향

등록 2010-03-07 21:05

연세대와 고려대 등 이른바 명문 사립대학들의 외고 편향이 도를 넘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어제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 등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학의 2010학년도 입학생 가운데 외고 출신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었다고 밝혔다.

최초 합격 발표를 기준으로 권 의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연세대는 지난해 전체 입학정원의 19.2%였던 외고 출신이 올해는 29.1%가 됐고, 고려대는 18.6%에서 25.2%로 늘었다. 인문계열로 한정하면, 그 비율은 연세대가 36.1%에서 48.9%로, 고려대는 34.1%에서 41.3%로 증가했다. 서강대와 성균관대도 각각 전체 모집정원의 26.4%, 13.4%, 인문계 입학생의 39.3%, 26.7%가 외고 출신이었다. 외고생이 전체 고등학교 3학년 정원의 1.3%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이들 대학들이 외고 출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확대한 데 따른 결과다. 예를 들어 수시전형에서 고려대는 지난해 115명 뽑던 세계선도인재 전형 정원을 200명으로, 연세대는 글로벌리더 전형을 275명에서 496명으로 70~80%씩 확대했다. 또 수능성적만으로 뽑는 정시의 우선선발 비중도 50%에서 70%로 늘렸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이것도 모자라 2011학년도에도 외고전형이라 불리는 세계선도인재 전형과 글로벌리더 전형을 20% 이상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원 외로 뽑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은 형식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였다.

이러니 이들 사립대가 우리나라 중등교육을 왜곡시키는 무책임한 집단으로 비판받게 되는 것이다. 대학들이 나서서 외고 출신을 더 뽑으려고 온갖 꼼수를 다 동원하니 외고 입시 광풍 불고 사교육비가 늘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외고와 이들 사립대의 이런 유착을 끊지 않고는 고교 교육의 정상화도 사교육비 절감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대학의 입시제도에 대한 교육당국의 지도와 감시가 긴요한 까닭이다. 그런데 총리라는 사람은 3불제 폐지에 불을 지피며 고교등급제를 기정사실화하려 한다. 외고에 이어 자율고까지 등장한 마당이니 모든 학교를 1열로 세워, 초등학생부터 입시경쟁에 내몰렸던 60년대로 되돌릴 호기라 여기는 모양이다. 시대에 역행하는 정권의 총리다운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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