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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시장님 소개 빠뜨린 괘씸죄?

등록 2005-01-03 18:16수정 2005-01-03 18:16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해촉안이 이 영화제 조직위원회 총회에서 가결되기 전날인 지난 12월29일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등 몇몇 영화인 단체 대표들이 홍건표 부천시장 면담을 요청했다. 밤 10시에야 이뤄진 면담에서 이들은 시장에게 ‘진짜’ 해촉 사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홍 시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으로 임명돼 영화제 일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해촉안 상정 당시의 사유가 ‘표면적인 것’임을 인정하며, 진짜 사유는 김위원장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야기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거듭 말했다. 질문이 재차 이어지자 시장은 지난해 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보면서 김 집행위원장이 조직위원장의 이름을 소개하는 걸 잊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조직위원장은 시장 본인이었다. 그 밖에 폐막식 때 마이크가 나갔다는 등의 궁색한 이야기들과 함께 이름을 빼먹는 실수가 세 번이나 지적됐다고 이날 참석했던 한 영화인이 전했다. 다음날 아침 이춘연 이사장은 부천영화제 조직위원직을 사퇴했다.

30일 총회에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조직위원인 신우철 영화인협회 회장은 이사회의 해촉의 구체적인 이유를 물었다. 여기서도 개막식 때 조직위원장 호명이 누락된 것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신 위원이 “간단히 말해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닌가?”라고 되묻자 시장은 왜 자꾸 정치적으로 몰고가냐고 반문했다. 신 위원은 “정치적으로 치면 나는 구세대 영화인 단체로 알려진 영화인협회의 장이고, 나이든 사람들을 한나라당이라고 하면 나 역시 나이든 사람이지만, 영화제가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표결을 통해 해촉안이 통과된 직후 신 회장과 정일성 촬영감독, 이미례 감독 등 세 조직위원이 줄줄이 사의를 표명했다.

해촉안이 가결되기 직전 주요 감독과 배우 40여 명은 김 집행위원장이 해촉되면 부천영화제 출품과 참석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제작자 등 다른 영화인들도 부천영화제 불참을 준비하고 있다. 영화인 없는 영화제가 과연 어떤 모양새로 운영될지 궁금하다. 문화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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