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자라면 절로 철이 들 줄 알았다. 힘이 세지고 겁도 없어질 줄 믿었다. 나이 들면 대단한 무언가를 이루고 죽음도 자연스레 받아들일 것으로 여겼다. 한데 늦되려는지 그리 달라진 게 없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이십년 가까운 청춘을 고스란히 <한겨레>에 묻은 후배가 지난 19일 선배를 앞질러 이승을 떠났다. 김종수, 그는 우리에게 희망을 물어오려 애썼던 ‘파랑새’였다. 부디 비좁고 어두운 둥지를 벗어나, 곧고 바른 성정 펼치며 훨훨 날아다니길….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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