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의 서울 강남땅 매매에 진경준 전 검사장(구속 중)이 관여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거래를 중개했던 ㅈ부동산 김아무개씨가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진 검사가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땅 거래를 부탁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강남땅 거래가 뇌물성이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황일 수 있다. 애초 강남땅 거래에는 수상한 구석이 많다. 넥슨이 갑자기 매수자로 등장해 우 수석 처가가 제시한 값보다 훨씬 비싸게 샀다가 바로 이듬해 손해를 감수하고 판 것부터가 이상했다. 그런 이상한 거래는 상속세 납부가 다급했던 우 수석 처가나 처가 살림에 깊이 관여했던 우 수석에게 큰 혜택이었을 것이다. 송사가 많았던 넥슨으로선 검찰 간부와 ‘좋은 인연’을 맺는 기회였을 것이다. 양쪽과 다 밀접했던 진 검사장이 거래에 개입했다면 이런저런 의혹에 아귀가 맞는 설명이 가능하다. 결코 ‘진 검사장의 거래 부탁 전화’ 진술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문제의 진술은 구체적일뿐더러 정황상 신빙성도 있어 보인다. 부동산 중개업자 김씨는 강남땅의 중개 수수료를 놓고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들과 다투던 2013년 자신이 독자적으로 매물을 확보했다며 이런 말을 했다고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중개업자가 전했다. 굳이 진 검사장을 내세울 계기가 없었는데도 그렇게 말했다니 없는 일을 말한 것 같지 않다. 한 다리 건넌 진술이지만 중요한 단서인 만큼 제대로 수사하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를 외면했다. 그런 말을 들었다는 다른 중개업자들에 대한 조사는 아예 없었고, 이를 발판 삼아 진 검사장 개입 혐의를 깊이 파고들어 수사하지도 않았다. 강남땅 매매의 핵심 인물인 우 수석 장모나 서민 전 넥슨코리아 대표 등에 대한 조사 흔적도 별로 없다. 검찰은 다만 우 수석 쪽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사람들만 겨우, 그것도 해명 위주로 조사했을 뿐이다. 그런 ‘겉핥기 수사’로 무혐의 처분을 내리겠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수상한 거래를 “자연스럽지 않다고 보기 어렵다”는 따위의 궤변으로 정당화한다고 해서 의혹이 사라지진 않는다. 되레 그런 말 하는 검찰이 더 이상해질 뿐이다. 수사 실력은커녕 부끄러움도 상식도 없다는 말을 듣기 딱 알맞다. 검찰은 지금이라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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