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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이해할 수 없는 미국의 ‘칼빈슨호 거짓말’

등록 2017-04-19 18:02

미국 해군은 지난 8일(현지시각)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싱가포르에서 서태평양을 향해 북상하도록 명령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태양절(4월15일)을 앞두고 핵실험 징후 등을 보이자, 미국이 칼빈슨호를 한반도 쪽으로 보내 무력시위를 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1일 예정됐던 오스트레일리아와의 합동훈련을 취소했다고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매우 강력한 함대를 (한반도로) 보낼 것”이라고 말해, 한반도의 군사 긴장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런데 1주일이 지난 15일까지도 칼빈슨호는 인도양에 머물며 오스트레일리아와의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치른 사실이 드러났다. 칼빈슨호는 이제야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도적인 거짓말로 대북 ‘심리전’을 편 것인지, 미국 정부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혼선인지는 명확지 않다. 의도적 거짓말이라면,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미국 외교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다. 그뿐만 아니라, 동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설령 내부 소통의 문제라 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운영 난맥상을 드러내는 것이라 위기 국면에서 불안감을 더한다.

우리 국방부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긴 마찬가지다. 국방부는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한·미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칼빈슨호가 올 경우, 우리 해군과 협력을 해야 할 상황이라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반도 긴장 고조를 위한 정치적 목적이 개입된 건 아닌지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우리 국방부가 “(칼빈슨호 항로 변경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미국보다 먼저 밝히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한반도의 안전이 걸린 초미의 관심 사안이었다. 국방부는 ‘한·미 공조’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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