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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동맹 우의 굳혔으나, 큰 숙제도 떠안은 한·미 정상회담

등록 2017-07-01 08:09수정 2017-07-01 08:24

미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로즈가든에서 한-미 공동 언론발표를 하며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미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로즈가든에서 한-미 공동 언론발표를 하며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예상대로 대외적으로는 동맹의 우의와 친분을 재확인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숙제를 남겼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쪽이 북핵 문제 해결 의지를 굳히고, 방식에서도 큰 틀의 동의를 이뤄낸 점은 평가할 만하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연 한-미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 두 정상은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실패했다”며 “북핵에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재와 대화’를 동시에 강조하면서, 자신의 ’단계적 접근’을 공동발표문에 명시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압박 강화에 방점을 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북핵 해결에 대한 기본원칙과 접근방식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성과라 할만하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장진호 기념비 헌화로 방문 공식일정을 시작하고, 참전용사를 만나 감사를 표하고, 특히 흥남철수와 개인의 인연을 연결시켜 감사를 표한 점 등은 인상적이다. 한·미 동맹의 우의를 다지는 데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미국민들에게 매우 좋은 인상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미 간에는 많은 이견이 존재할 수 밖에 없으나, 이러한 정서적 접근 등을 통해 테이블 협상에서의 긴장을 풀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발표문에서 “한-미 에프티에이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정상회담에 앞서 한 모두발언에서도 “우리는 지금부터 무역 협상을 재협상하고 있다. 희망컨대 공평한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발표문에서 에프티에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발빠른 공세로 나섬에 따라 우리 통상당국은 이제 최대한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공정한 부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인상까지 시사했다. 두 사안 모두,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두 협상 모두, 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쪽이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 성격이 짙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양쪽이 모두 수혜를 얻는 윈윈의 묘책을 세우는 데 한·미 양쪽 모두 머리를 맞댈 때다. 또 어떠한 경우라도 ’국익’을 최우선에 두어야 할 것이다.

또 이날 공동언론발표문에서는 빠졌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도 또다른 숙제로 쌓여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에 환경영향평가라는 한국의 절차적 문제를 이해시키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저간의 상황을 보면, 미 행정부와 의회는 ’절차적 상황을 끝내고 나면, 사드를 배치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와 의회는 미국의 비용으로 주한미군과 한국을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방어하는 것만 주목하고 있지만, 한국이 사드로 인해 대중국 관계에서 어떤 피해를 받고 있는지 그 이해도는 다소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향후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적인 설득 노력이 필요하다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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