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병에 대한 ’갑질 및 가혹행위’로 국방부가 군검찰에 수사의뢰 하기로 한 박찬주 2작전사령관(대장).
공관병에 대한 박찬주 2작전사령관(대장) 부부의 ‘갑질’이 국방부 감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4일 이미 전역신청서를 제출한 박 사령관을 형사입건해, 군검찰에 수사의뢰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연한 조처다. 군의 사기와 기강을 위해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군인권센터 고발 내용과 국방부 감사 결과를 보면, 박 사령관 부부는 공관병들을 개인 ‘몸종’으로 취급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팔에 전자팔찌를 채우고 밤늦게까지 사소한 온갖 집안 심부름을 다 시켰다. 부름에 잠시라도 늦거나 조리 음식이 맘에 안 들면, 지시벨이나 음식을 얼굴에 집어던지고 추운 겨울날 발코니에 가둬두기도 했다고 한다. 요 며칠간 전직 공관병들이 언론과 군인권센터에 제보했던 내용이 고스란히 사실로 확인됐다는 건 충격적이다.
‘선진 국군’을 표방하는 21세기 병영에서 수십년 전에나 있었을 법한 일이 버젓이 행해졌다는 게 놀랍다. 그러면서 장성급 지휘관들은 무슨 생각으로 사병과 하사관, 초급 장교들에게 군기 확립과 국가에 대한 충성을 말했을지 모르겠다. 특히 우리나라는 모든 성인 남성이 군 복무를 하는 국민개병제를 채택하고 있다. 지휘관이 국민의 소중한 자식을 몸종 부리듯 하는 건 국민개병제 정신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다.
박 사령관은 “아들처럼 생각해 편하게 대한 건데, 일부 소통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군의 최고 계급인 대장의 변명치곤 비겁하기 짝이 없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대장까지 진급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박 사령관 아내에 대한 제보는 이전에도 들어와 전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박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주의까지 줬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장의 명예를 고려해 미온적으로 대처한 게 사건을 키웠다는 점에서 국방부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 사건을 보면서 ‘과연 박 사령관만 그랬겠느냐’고 많은 국민은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군 지휘관이 사병을 대하는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공관병 제도의 개선뿐 아니라, 군생활 전반에서 지휘관이 사병을 대하는 기본 인식과 태도를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받는, 진정한 의미의 ‘강한 군대’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