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한 이재명 후보와 전해철 의원이 25일 경선 이후 처음 만나 포옹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 선정 과정에서 혼탁, 과열, 불복의 악순환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민주당 초강세 지역인 광주·전남에선 시장 경선에 이어 구청장 경선까지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다.
민주당은 24일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구 4곳의 경선을 마쳤지만 2곳의 발표를 미뤘다. 전남 영암·무안·신안은 대리투표 의혹이 불거졌고, 울산 북은 신인 가산점 관련 이의제기로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은 실사를 거친 뒤 27일께 두 지역 후보를 최종 발표하기로 했다.
이뿐이 아니다. 광주광역시 5개 구청장 후보 경선은 조용한 데가 한 곳도 없을 정도로 혼탁 양상이다. 동구는 3인 경선 원칙을 어기고 4인 경선을 해 입길에 올랐고, 서구에선 현직 구청장이 컷오프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광산구도 컷오프에서 탈락한 후보 3명이 반발해 재심을 청구했고, 남구는 후보 자격 논란으로 아예 경선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미 후보를 확정한 지역도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경선 주자들 사이에 ‘신군부 복무 이력’ 공방과 당원명부 유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광주광역시장 경선은 이용섭 후보 확정 이후까지 고소·고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후보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계속되는 ‘일베 회원설’ 비방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급기야 이 후보는 24일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게 상처를 준 것을 사과하는 글을 올리고, 25일엔 경쟁자였던 전해철 의원과 양기대 전 광명시장을 만나 화합을 다짐했다.
과거에도 경선 잡음과 불복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의 최근 양상은 너무 심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면서 당내 경선 통과를 마치 당선증을 받은 것처럼 생각하는 ‘안이한 행태’가 과열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 공정한 경선 규칙을 적용해야 할 당 지도부나 지역위원장들이 ‘제 사람 심기’ 행태를 보이면서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이런 모습이 국민에겐 높은 지지율에 도취한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 더 조심하고 경계해야 마땅하다. 집권여당의 오만함을 유권자는 그냥 두고 보지 않는다는 걸 마음에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