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ㆍ자영업자 지원대책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자영업의 경영난이 공급 과잉에서 비롯되고 있음은 많이 알려진 대로다. 국내 자영업자는 올 6월 570만명에 이른다. 전체 취업자에 견준 비중이 21.3%로, 미국(6.4%), 영국(15.4%), 일본(10.6%), 독일(10.4%)에 견줘 높다. 이에 따른 경쟁이 심한데다 국내 소비는 가라앉아 있고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는 구조적 악재에 눌려 있다. 자영업의 덩치 줄이기가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 밀려나는 이들을 받쳐줄 만큼 탄탄한 사회안전망을 갖추고 있지 못해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2일 내놓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에서 뾰족수가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이런 근원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대책은 비용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추고, 정책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상가임차인 계약갱신청구권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다는 내용이다. 이미 발표했던 것이거나 기존 대책을 약간 보강하는 수준이다. 눈이 번쩍 뜨이는 대책을 담아낸 것도 아니고, 뚜렷한 방향을 가리키는 신호를 내보인 것도 아니다. 또 시행 시기는 대개 내년으로 잡았다.
자영업 해법의 방향은 결국 사회안전망 확충을 전제로 자영업자의 퇴로를 열어주는 쪽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 답답하지만, 현실이다. 당정이 발표한 대책 중에도 그런 뜻을 담은 게 포함돼 있다.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에게 월 30만원까지 3개월간 구직촉진 수당을 주기로 한 내용이다. 자영업을 접는 사례가 이어질 개연성이 높아, 이런 식으로 길을 열어주는 구상이나 시도가 더 많아야 할 것 같다. 규제혁신이 기업 투자로 이어져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게 바람직하지만, 곧바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중장기 숙제다.
자영업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 규제혁신, 가계부채 같은 현안과도 얽혀 있어 정책 간 연계, 부처 간 협업, 이를 엮어내는 경제팀 지휘소의 구실이 특히 중요하다. 사안의 특성상 중앙·지방정부 간 손발 맞추기도 꼭 필요하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활동 주무대가 지역 상권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 주도로 내놓는 대책만으로는 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금 지방정부의 분포로 보면 중앙정부에 힘을 보태는 일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자영업 대책만이라도 중앙정부는 권한을 나누고, 지방정부는 문제 해결에 함께 나서는 태도를 보여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