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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5·18 위원’ 재추천 거부하는 한국당의 ‘표리부동’

등록 2019-02-17 18:04수정 2019-02-17 19:38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7일 국회 본청에 마련된 릴레이 농성장에서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와 인터뷰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7일 국회 본청에 마련된 릴레이 농성장에서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와 인터뷰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17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위원 2명을 재추천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유보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 (이들을) 다시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11일 권태오 전 한미연합사 작전처장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가 자격요건 미비라며 임명을 거부한 것에 정면 반발한 것이다. 이는 자유한국당이 ‘5·18 망언’을 겉으론 사과하면서 행동은 달리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것이란 비판을 받음직 하다.

나 원내대표는 ‘5·18 모독’과 관련해 “일부 의원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는 심한 유감을 표시한다. 저희는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 위원들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5·18 망언은 잘못이지만 조사위원 재추천은 안 된다는 논리인데, 두 가지를 별개로 보는 건 설득력이 약하다.

5·18 조사위원 추천 문제는 자유한국당 내 일부 인사들이 ‘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때부터 시도해온 ‘5·18 폄훼 및 모독’ 언행과 따로 떼어서 볼 수 없다. 이들은 진상조사위 규정에 ‘북한군 개입 여부’를 넣자고 해 관철하더니 지만원씨를 추천하려다 무산되자 자격 요건에 미달하고 편향성 있는 인사들을 추천했고, 지씨를 불러 공청회를 하다가 망언을 쏟아냈다. 이종명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특별법 제정 전에는 “북한군 개입 관련 오해를 깨끗이 정리하자”고 하더니 공청회를 열어놓고선 5·18은 “폭동”이라며 본색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은 조사위원을 재추천함으로써 ‘5·18 모독’에 대한 사과의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이번 파동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다. 조사위원 추천은 ‘북한군 개입’을 확증하기 위해 지만원씨를 집어넣으려다 여의치 않자 다른 인물들을 넣은 것으로, 5·18 모독의 ‘본안’에 해당한다. 자유한국당은 애초 추천한 세 사람을 모두 재고하거나, 최소한 임명이 거부된 두 사람은 재추천하는 게 옳다. 더욱이 두 사람은 법이 정한 해당 분야 5년 이상 종사 규정에 미달한 이들이다.

자유한국당이 겉으론 사과하고 징계하는 척하다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면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5·18 파동 이후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하락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자유한국당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이번 파동을 벗어나려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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