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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노동자의 희생 앞에 궤변 늘어놓은 한솔제지

등록 2019-04-04 17:45수정 2019-04-04 18:55

한솔제지 장항공장 전경. 송인걸 기자
한솔제지 장항공장 전경. 송인걸 기자
한솔제지 장항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수리 작업을 하던 운송장치에 끼여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지난해 12월 태안 화력발전소의 김용균씨 사망 사고와 원인과 구조까지도 판박이라고 한다. 김씨 유족과 시민사회가 나서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는 등 노동자 안전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계속되는데도 같은 유형의 참사가 되풀이되고 있으니 참담한 일이다.

이번에도 ‘2인1조’ 작업 수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숨진 황아무개씨는 이날 새벽 두 차례 운송장치 고장 연락을 받았으나, 두 번 모두 혼자 현장에 갔다고 한다. 동료들 말로는, 평소에도 고장 수리 요청이 많아 2인1조로 일해보지 못했다고 한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황씨 말고 수리 업무와 무관한 여성 노동자 한 명밖에 없었다. 두 사람 다 협력업체 소속이라고 하니, 이번 사고 또한 ‘위험의 외주화’가 낳은 참극의 전형인 셈이다.

회사 쪽은 2인1조 근무 수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현장에 함께 있던 노동자도 기계 사용법을 잘 알기 때문에 사실상 2인1조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다 숨진 희생자 앞에서 감히 해서는 안 되는 궤변이다.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고장이 잦았으면 설비를 개선하고 수리 인력도 늘렸어야 마땅하다.

회사는 고인과 유족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부터 하기 바란다. 사고 원인을 제공한 데 대해서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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