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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민경욱 의원은 실종자 가족 마음 헤아려봤는가

등록 2019-06-02 17:41수정 2019-06-02 19:12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6년 4월16일 ‘웃음’ 브리핑을 한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 JTBC 화면 갈무리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6년 4월16일 ‘웃음’ 브리핑을 한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 JTBC 화면 갈무리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인천 연수구)의 소셜미디어 글이 헝가리 유람선 희생자 가족의 마음을 사정없이 할퀴었다. 그는 처음엔 “안타깝다.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다”라고 썼다가 비판이 일자 “안타깝다”는 부분을 지우고 “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민 의원이 글을 수정한 의도는 자신의 글이 실종자 아닌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다고 실종자 구조 노력을 경시하는 태도가 가려질 거라고 기대한다면, 착각이다. 오히려 희생자·실종자와 그 가족뿐 아니라 온 국민이 아파하고 슬퍼하는 참사를 한갓 정쟁거리로 치부하는 모습까지 추가로 드러냈을 뿐이다.

그의 막말은 유서가 깊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그가 긴급 브리핑에 앞서 “난리 났다”며 크게 웃는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최근만 해도 4월 강원도 산불 당시 소셜미디어에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라는 글을 올려 비난을 자초했다.

민 의원의 막말에는 자유한국당의 책임도 크다.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5·18 희생자 가족들에게 막말과 망언을 서슴지 않았고, 자유한국당은 이들을 두둔하거나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했다. 희생자의 아픔을 보듬기는커녕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게 자유한국당의 본질인지 묻고 싶을 정도다.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 끝까지 노력하는 태도 앞에서 삐딱한 관전평이나 정치공세를 일삼는 건 책임 있는 정치인과 정당이 할 일이 아니다.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이 없는 정당과 정치인에 국민은 안타까움을 넘어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적당히 얼버무릴 생각 말고, 희생자·실종자 가족과 국민에게 깊이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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