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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첩첩산중 ‘정년 연장’ 논의, 피할 수 없는 길이다

등록 2019-09-18 18:31수정 2019-09-18 18:59

18일 부산시청 로비에서 열린 ‘2019 부산 장노년 일자리 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18일 부산시청 로비에서 열린 ‘2019 부산 장노년 일자리 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정부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정년 연장’ 논의를 공식화했다. 급격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초래할 경제·사회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1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어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여러 대책 중 관심이 가장 집중된 것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까지 사회적 논의를 거쳐 ‘계속고용제도’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계속고용제도’는 현행법상 60살로 규정된 정년 이후에도 고용을 연장하도록 기업에 의무를 부과하는 대신, 구체적인 방법은 재고용, 정년 연장, 정년 폐지 등 다양한 방식을 기업이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하는 제도다. 홍 부총리는 “정년 문제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정책 과제화 단계는 아니지만, 학계 연구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시작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구구조 변화에 직면해 있다. 합계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평균 1.65명) 가운데 유일하게 1명 미만(0.98명)이다. 고령화 속도도 가장 빨라 2025년엔 초고령사회(65살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에 진입한다. 특히 2018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생산연령인구(15~64살)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맏형 격인 1955년생이 65살이 되는 내년부터 감소 속도가 가팔라진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17~2047 장래 가구 특별 추계’를 보면, 가구주를 나이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있는 중위연령이 2017년 51.6살에서 2047년 64.8살로 13.2살 높아진다. 정년이 60살로 유지되면 은퇴자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이 넘게 된다는 얘기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구조적 위험 요인이다. 정부가 정년 연장 문제 등에 정책적 대응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생산연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성장 잠재력 약화, 노동 생산성 저하, 노인 빈곤 악화, 복지지출 부담 증가 등 부정적 영향은 우리 사회에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년 연장 문제는 경제주체간·세대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탓에 그동안 정부가 선뜻 논의에 나서지 못했다. 기업들은 당장 인건비 부담 증가를 들어 반발한다. 또 국민연금 개편과 각종 복지제도들이 연계된 노인 연령 기준과도 맞물려 있다.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에 영향을 미쳐 세대간 갈등을 유발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정규직 위주의 고용 구조와 연공급 임금체계를 놔둔 채 정년만 연장하면 그 혜택이 공공기관과 대기업 정규직에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결론에 이르기까지 가야 할 길이 첩첩산중이다.

그럼에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면,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해관계자들도 모두 한발씩 양보하는 대타협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관련 기사 : 2037년에 1인 가구 중 60살 이상이 절반 넘어

▶ 관련 기사 : ‘정년 연장’ 첫발 뗀 정부…고령자 고용 연장 기업에 300억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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