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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미, ‘위태로운 힘겨루기’ 끝내야 한다

등록 2019-12-04 17:48수정 2019-12-05 02:38

3~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3~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북-미가 ‘연말 시한’을 앞두고 서로 양보를 요구하며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3일 리태성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를 내, 북-미 대화 교착 책임을 미국에 돌리며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하라고 압박했다. 몇 시간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북-미 대화 재개 이후 쓰지 않던 ‘군사력’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상대를 향한 압박이 갈수록 거칠어지는 양상이다. 북-미는 위태로운 힘겨루기를 끝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로켓맨’이라는 별명을 사용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로켓맨은 2년 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로 북-미 긴장이 고조됐을 때 나온 말이다. 더 심각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을 이야기하던 중에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제가 달린 것이어서 북한에 대한 직접적 위협은 아니다. 그러나 협상 교착이 장기화하면서 불신이 커가는 마당에, 이런 말을 한 것 자체가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고 북한의 더 거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북한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리태성 부상의 ‘연말 시한부’ 경고 발언이 나온 다음날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은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마다 해온 것이어서 이번에도 중대 결심을 앞두고 있음을 암시한다. 특히 이번 등정에 군 간부들이 동행한 것은 ‘연말 시한’이 소득 없이 지날 경우 강경 군사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주목할 것은 이달 말로 예정된 북한의 노동당 전원회의다. 북-미 협상에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 경우, 이 회의에서 북한이 진즉 예고한 ‘새로운 길’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북-미 대치는 더욱 날카로워질 게 뻔하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위태로운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데 무게중심이 있다.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연말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이대로 가면 ‘대치’가 ‘대화’로 바뀔 가능성은 더 줄어든다.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다. 이달 중순 비건 대표가 방한하기로 했으니, 이 기회를 통해 북-미 대화가 복원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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