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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외이사는 ‘거수기’, 상법 시행령 반대 명분 없다

등록 2019-12-09 18:24수정 2019-12-10 02:09

지난 12월3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업경영 간섭, 이대로 좋은가\' 정책 세미나에서 경영계가 정부의 상법 시행령 개정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12월3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업경영 간섭, 이대로 좋은가\' 정책 세미나에서 경영계가 정부의 상법 시행령 개정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재벌 기업 이사회의 내부거래 안건 찬성률이 100%에 이르는 등 대부분의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되고 있어, 사외이사가 ‘거수기’ 노릇을 하는 현실이 바뀌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경총·전경련 등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과도한 경영 개입”이라며 반대하는 것은 경영계의 잘못된 관행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후안무치한 행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자산 5조원 이상 56개 재벌 소속 계열사를 상대로 지난해 5월 이후 1년간 지배구조 현황을 살펴보니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51.3%로 절반을 넘었으나, 이사회 안건 6722건 중에서 사외이사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24건(0.35%)에 그쳤다고 밝혔다. 특히 50억원 이상 대규모 내부거래 관련 755개 안건은 100% 원안대로 통과됐다.

안건 상정 전에 미리 이견을 조율하는 기업 관행을 고려할 때 원안 통과율을 바로 문제삼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부실 계열사 부당 지원과 직결되는 내부거래 안건의 통과율이 100%라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경제개혁연대는 “문재인 정부가 공정경제 차원에서 법집행을 강화하는데도 폐해가 여전한 것은 경영진을 감시·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거수기’로 전락한 현실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지난 2년 반 동안 일감몰아주기나 부당지원 혐의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재벌만 대림·효성·태광·하이트진로·동부 등 6개에 이르고, 삼성·에스케이·한화·금호·미래에셋 등 6곳이 조사 중이다.

정부는 이 때문에 사외이사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자격요건’을 강화한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사외이사 임기를 회사당 최장 6년(계열사를 바꿀 경우 9년)으로 제한하고, 계열사 퇴직 임원이 사외이사를 맡을 수 없는 기간도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2017년말 기준 전체 사외이사 1564명 중 6년 이상 연임자가 17%로, 다섯 중 한명꼴이다.

하지만 전경련·경총 등 경제단체는 “기업경영 간섭”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형적인 ‘견강부회’이자 ‘제 얼굴에 침 뱉기’라고 할 수 있다. 또 일부 보수언론이 이들의 입을 빌려 “지나친 국가 개입으로 위헌 소지”, “기업가 정신과 투자 의지 훼손”이라고 정부를 공격하는 것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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