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국정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의 회담을 제안했으나 미래통합당이 거절했다고 한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17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8월에 당대표를 초청해 국정 전반을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미래통합당이 어제(16일) 21일로 제안했던 (회담) 일정이 불가함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국회 개원식 뒤 여야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각 당 대표님을 청와대에 모실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특별한 형식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통해 협치에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빈말로 지나가듯 언저리에 던져놓고 마치 저희가 거부해서 성사가 안 된 것처럼 떠넘기고 있다”며 “국면 전환용 쇼에 무턱대고 따르라 하면 따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법제사법위원장 강탈, 의회 독식 등 청와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더니 이제 와서 돌변해 ‘회담하자’ 팔을 비튼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조짐, 사상 최악의 수해, 집값 불안 등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회담이 불발된 것은 이유가 어찌됐든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만남 자체는 의미가 없다. 결과물을 낼 만한 게 있을 때 만나겠다”며 회담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이 의례적 행사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그러나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먼저 솔직한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일이 필요하다.
최재성 수석은 “여야 정당 대표 제안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수해, 부동산 등 민생 문제에선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통합당은 정치적 이해 득실을 떠나 민생 해결이 최우선이라는 자세에서 회담에 응하기를 바란다. 청와대도 통합당이 의심을 걷어내고 회담에 나설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갖고 더 설득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