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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남북관계 개선’ 의지 보인 김정은, 실천으로 이어져야

등록 2020-10-11 18:16수정 2020-10-12 10:53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당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열대 앞을 지나며 오른손을 들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당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열대 앞을 지나며 오른손을 들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이란 표현을 쓰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밝혔다. 또 북한 주민들을 향해 “고맙다” “면목 없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앞으로도 경제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협상과 남북대화가 오랫동안 끊긴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연설은 군사적 긴장을 높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여 다행스럽다. 북한은 경제 발전을 위해선 남북 간 경협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재인식하고,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을 조속히 보여주길 바란다.

올해 열병식에서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하긴 했으나 아직 시험발사가 이뤄진 게 아니라서 ‘도발적 행동’으로 규정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그 누구를 겨냥해 억지력을 키우는 게 아니다”라며 미국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은 점은 나름 북-미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11월 미국 대선 이후 북-미 관계의 새로운 모색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북한의 신형 무기 공개를 너무 부풀려서 과도하게 대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눈에 띄는 건, 북한 지도자로는 이례적으로 주민들에게 “고맙다” “감사하다”고 12번이나 말하고 “면목이 없다”며 자세를 낮춘 점이다. ‘최고 존엄의 무결성’을 중시해온 북한에서 대북 경제제재와 코로나,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인 건 김 위원장의 새로운 통치 스타일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일 것이다. 앞으로 주민 생활 개선 등 경제 발전에 국정운영의 중심을 계속 두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낸다.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잡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육성으로 밝힌 점도 긍정적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미국 대선 이후 적절한 시기에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하게 내보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관계 복원을 위해선 최근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의 진상 규명에 북한 당국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길 바란다. 김 위원장이 중시하는 경제와 주민 생활 개선을 위해서도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의 증진은 필수적이다. 앞으로 북한 당국의 실천적인 모습이 뒤따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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