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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남북 한쪽 노력만으론 ‘한반도의 봄날’은 오지 않는다

등록 2021-01-10 21:22수정 2021-01-11 02:44

북한, 상황 악화시킬 무력시위 말아야
바이든 정부, ‘대북 대화’ 빨리 나서길
3월 한-미연합훈련 유연한 대응 필요
지난 8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4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지난 8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4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노동당 8차 대회(당대회)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미국과 한국의 태도와 행동에 맞춰 대외정책을 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9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해선 “강 대 강, 선 대 선 원칙에서 상대”하고 “새로운 조(북)-미 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남쪽에 대해서는 “요구에 화답하는 만큼, 북남 합의 이행을 위해 움직이는 만큼” 상대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한국을 향해 대화의 문은 열어뒀지만, 두 나라에 공을 넘기고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 발언을 보면 앞으로 상당 기간 불확실하고 유동적인 한반도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북한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핵 또는 미사일 실험 등 무력시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새로 출범하는 바이든 미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신속하게 보내길 바란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 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며 “대외 정치활동을 최대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대 주적 미국’이란 표현이 거칠고 자극적이긴 하나, 역으로 북-미 관계 정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한 “핵 선제 및 보복 타격 능력을 고도화하겠다”며 핵잠수함 등 다양한 핵무력 발전 계획을 밝혔다. 북한은 당 규약도 개정해 ‘강력한 국방력으로 조선반도 안정과 평화환경을 수호하겠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북한의 안보불안 심리를 고려하더라도 이런 방향을 추구하는 건 한반도의 군사 대결과 남북 군비 경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한쪽이 힘의 우위를 통해 안보를 추구하면 상대방도 똑같은 대응에 나서 양쪽이 작용-반작용의 군비 경쟁을 벌이다 오히려 안보가 취약해지는 ‘안보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2018년에 남북한 정상은 단계적 군축 실현과,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닌 신뢰와 합의 이행을 통한 평화를 다짐했음을 되새겨야 한다.

김 위원장은 현 남북관계를 ‘파국’이라 칭하며 ‘2018 판문점 이전으로 회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가까운 시일 안에 3년 전 봄날과 같은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책임을 남쪽에만 돌리는 건 타당하지 않다. 3년 전과 같은 ‘한반도의 봄’은 남북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꽃피울 수 없다. 함께 노력하는 게 절실하다. 한·미는 오는 3월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이를 한반도 정세를 푸는 변곡점으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 북한 또한 인도적 사안부터 남쪽의 대화 요구에 적극 응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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