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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일본 ‘무인가 설비’로 처리한 오염수 방류한다니

등록 2021-04-19 04:59수정 2021-04-19 08:45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해양생태계 파괴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계획 규탄’ 기자회견에서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해양생태계 파괴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계획 규탄’ 기자회견에서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일본 정부가 주변국 등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로 결정한 가운데 오염수 정화 설비가 제대로 인가를 받지 않았고 성능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정당화하는 핵심적인 근거가 정화 작업을 거치면 주요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점인 만큼 정화 설비의 흠결은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인류 공동의 자산인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 일방적인 오염수 방류 결정을 철회하고 국제사회의 철저한 검증부터 받아야 할 것이다.

<한겨레> 취재 결과를 보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가동 중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3기 중 2기가 일본 정부의 최종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3~14년 가동을 시작했으나 7~8년이 지나도록 ‘사용 전 검사’를 받지 않은 채 ‘시험운전’ 상태로 오염수를 정화하고 있다고 한다. 원자력 시설·설비는 기술기준에 적합한지 확인하는 ‘사용 전 검사’에 합격해야만 가동할 수 있다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규정마저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러고도 국제사회를 향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강변하는 일본 정부의 후안무치가 놀라울 따름이다.

‘사용 전 검사’를 받지 않은 알프스는 실제로 성능의 결함이 있다는 사실도 2018년 도쿄전력 보고서에 적시돼 있다고 한다. 알프스 한 기는 요오드129, 루테늄106, 안티몬125 등 방사성 물질의 제거 성능이 부족하고, 또 다른 한 기는 인체에 치명적인 스트론튬90 등을 제거하는 성능의 지속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1차 정화를 한 후쿠시마 오염수의 70%에서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 나온 것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스트론튬90의 경우 기준치의 최소 110배 이상이 남아 있었다. 이렇게 부실한 성능의 알프스로 2차 정화를 해 방류한들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국제기준도 엉성한 터에 일본 자체 규정도 준수되지 않은 상태라면 오염수 방류 결정은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철저한 검증 필요성도 한층 커졌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안전성 평가에 주변국 참여를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오염수 방류를 지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도 섣부른 판단을 거두고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에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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