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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금, 국산차 78% 내주고 수입차 241% 퍼준다

등록 2021-07-27 16:01수정 2021-07-27 16:22

감사원, 자동차보험 운영실태 보고
국산·수입 아닌 차량 크기로 보험료 산정
물류센터의 수입자동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물류센터의 수입자동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018년 3월 서해안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주차된 차를 빼던 ㄱ씨는 직진 중이던 ㄴ씨의 차와 접촉사고가 났다. ㄱ씨의 과실이 70%, ㄴ씨는 30%였다. 고가의 차량을 몰던 ㄱ씨의 손해액은 8847만원, 피해자인 ㄴ씨의 손해액은 148만원이었지만 과실이 적은 ㄴ씨는 2654만원(8847만원의 30%)을 물게된 반면, 과실이 큰 ㄱ씨의 부담액은 103만원(148만원의 70%)이었다. 문제는 상대 차량에 지급된 보험금을 기준으로 전체 대물배상 보험료가 산정돼, ㄱ씨 차의 비싼 수리비로 인해 증가된 보험금을 ㄴ씨와 같은 차종인 중형차 소유자들이 부담하게 되는 꼴이다.

감사원은 27일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수입차 등 고가차량의 비싼 수리비용이 일반 차량의 보험료를 인상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데도, 대물배상 보험료 산정에 이런 사정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자동차 보험료가 합리적으로 산정·부과되고 있는지 자동차 의무보험 가입 및 무보험 자동차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금융감독원 등의 관리 감독 업무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날 공개된 ‘자동차보험 및 손해배상제도 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9년 기준 수입차의 사고 건당 수리비는 289만원으로, 국산차 114만원의 2.5배였다. 반면 국산 대형차의 수리비는 소형차의 1.26배, 수입 대형차는 소형차의 1.35배로 확인됐다. 즉 차량의 크기보다는 수입 여부가 자동차보험 수리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현재 자동차보험은 국산차와 수입차의 구분 없이 소형·중형·대형 등 차량의 크기에 따라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산차 ㄷ과 고가의 수입차 ㄹ의 경우 차량값은 3.8배 차이가 나는데도 보험료 차이는 7%에 불과하며, 세부적으로는 국산 중형차의 평균 보험료가 23만8838원으로, 수입 중형차 21만9639원이나 국산 대형차 22만9595원보다 높은 실정이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5년 뒤 수입차 점유율이 현재보다 5.5%포인트 증가할 경우, 일반차량의 보험료가 약 9%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감사원은 또 이런 불합리한 보험료 산정 탓에 현행 체계에서는 수입차 등 고가차량의 경우 납부한 보험료의 2배가 넘는 보험금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승용차의 경우, 2019년 수입차는 4653억원을 보험료로 내고, 보험료의 241%에 달하는 1조1253억원을 보험금으로 지급받는 반면, 국산차는 2조 8675억원을 내고 보험료의 78.4%에 해당하는 2조 2491억원만 보험금으로 받았다.

이번 감사에서는 수입차의 경우 부품 가격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대체부품 활성화 제도도 잘 작동하지 않아 국산차 부품보자 2~7배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아울러 수입차 정비공임은 원가에 대한 조사 연구도 없이 국산차 정비공임보다 평균 2.3배 비싼 금액을 지급하고 있어 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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