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호·뉴타운 공약 맞비판…교육격차 해소도 쟁점
서울시장 후보 첫 TV 토론
3일 밤 한국방송이 주최한 첫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강금실(열린우리당)·오세훈(한나라당)·김종철(민주노동당)·박주선(민주당) 후보는 상대가 내놓은 정책 공약의 적합성과 현실성을 검증하는 데 주력했다.
이날 첫 논쟁 거리는 강금실 후보의 ‘마포·용산·성동 지역 아파트 16만호 건설’ 공약이었다. 먼저 박주선 후보가 “장기 신도시 건설 계획은 서울 시장이 아닌 국회가 하는 것”라고 공략했다. 오세훈 후보는 “경기도 화성이 285만평 부지에 4만세대 밖에 짓지 못했다”면서 “용산·마포 지역의 경우 생태공간을 제외하면 295만평이 정도가 남는데 여기에 16만호를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강 후보는 “업무공간과 주거공간이 공존하는 방식의 개발로 기존 신도시와는 다르다”면서 “전문가의 검증을 다 거쳤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강 후보는 특히 “서민도 쾌적한 환경에서 살자는 취지로 서민을 위한 27평 이하 아파트를 70% 이상짓는 것인 만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논쟁은 강 후보가 오 후보의 ‘뉴타운 50개 확대’ 공약에 대한 재원 조달 방안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강 후보는 “오 후보가 현재 26개인 뉴타운을 50개로 늘린다고 했는 데, 현재 진행중인 26개 뉴타운조차 법안 미비와 기반시설을 위한 재원조달에 실패했다”며 “어떻게 50개로 확대하냐”고 공략했다. 오 후보는 “꼭 50개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사업지역을) 광역화해 기존에 빠진 부분까지 포괄하자는 뜻”이라며 “큰 폭으로 오른 재산세나 종부세로 재원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강 후보는 “서울시도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는 데 거부당한 것을 알고 있느냐”면서 거듭 따져물었다. 오 후보는 결국 “가능하면 정부가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이날 강남북교육격차 해소 방안도 후보들 사이에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자립형사립고 확대를 지지하는 오세훈, 박주선 두 후보가 강 후보의 ‘서울시 예산 4조원 교육예산 투자 방침’과 ‘공교육 기관에 시범적인 모범학교 도입 방안’에 강한 의문을 제시했다. 특히 오 후보는 “2조원 교육예산 투입은 재원조달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강 후보는 “강·남북 교육격차의 근본 원인은 평준화를 시행하면서도 서울시가 교육 예산을 거의 지원하지 않고 학교발전을 묶어 놓은 데 있다”면서 “서울시의 공사발주 방식 개선과 예산 절감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맞섰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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