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정부의 남북협력기금 대출을 통해 현대아산이 금강산에 건설한 건물들을 고가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이 22일 주장했다.
이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관광공사는 지난 2001~2004년 남북협력기금에서 9차례에 걸쳐 총 900억원을 대출받아 현대아산이 금강산관광 사업을 위해 현지에 건설한 온정각, 공연장, 온천장을 매입했다.
이는 현대아산이 이들 건물을 건설하면서 투입한 금액 358억원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결국 정부가 금강산관광 사업에 '뒷돈'을 공급해 준 셈이라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특히 관광공사는 이들 건물을 매입한뒤 현대아산에 재임대해 임대수익을 얻고 있는데, 연평균 임대수익률이 1.8%에 불과했으며 결국 정부는 금강산관광 사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관광공사를 지원하기 위해 남북협력기금의 대출조건을 변경해 이자를 98억원이나 탕감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관광공사가 358억원짜리 건물을 900억원에 매입한 것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던 현대아산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관광공사를 억지로 끌어들인 것"이라며 "정부가 금강산관광 사업을 민간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국민 혈세로 조성된 남북협력기금을 이용해서 민간사업자를 돕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