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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행정·자치

유급제 불구 기초의회 구태 여전

등록 2006-10-27 16:06

유급제가 도입되며 지난 7월1일 출범한 제5대 부산 기초의회가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를 열어 달라는 주민기대와 달리 의사일정이나 진행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회의가 너무 늦게 열려 충분한 안건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는가 하면 일문일답식의 치열한 공방이 없어 제대로된 구정 감시활동이 펼쳐지지 못하고 있다.

◇밥 먹으려고 회의 하나 = 부산 Y구의회의 경우 지난 7월1일 이후 정례회 1번, 임시회 10번 등 모두 11차례 의사활동을 벌였으나 오전 11시에 회의를 시작한 경우가 60%를 훌쩍 넘어섰다.

다른 구의회도 사정은 비슷해 부산 S구의회는 관례적으로 본회의는 오전 11시에, 상임위원회는 오전 10시30분에 열고 있으며 부산 K구의회도 오전 11시에 개의하는 경우가 80%를 넘는다.

Y구의회 K의원은 "오전 11시에 개의한다 해도 시간을 어기는 의원들도 많고 다른 의원이나 구청 간부들과 서로 인사하고 의장이나 구청장이 인사말을 하다보면 30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며 "그러다 보면 안건 심의는 고사하고 점심 먹을 생각만 하는 의원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S구의회 K의원도 "늦게 개의해 시작하자마자 밥 먹으러 가는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필요하면 운영위 관련법규를 바꾸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의원들 끼리는 유급화로 의정활동비를 공식적으로 받는데 좀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구의원들은 30여분간 의정활동(?)을 펼치고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 경우가 많고 이때 공동경비로 의원마다 한끼 식사에 3만원까지 보조가 가능해 점심값으로만 수십만원의 혈세를 쓰여지게 된다.

◇구정질문? '좋은 게 좋다' = 대부분의 부산 기초의회는 구정질문을 구의원이 현장에서 하고 담당 공무원이 그자리에서 바로 답변하는 '일문일답' 형식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대신 구의원이 질문내용을 수일전 구청측에 알려주고 의회가 열린 당일 그 내용을 질문하면 담당 간부 공무원은 충분히(?) 준비한 뒤 다음날 답변하는 것이 관례화 돼 있다.

부산 K구의회 K의원은 "구정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질문을 하려면 실태파악과 대안마련 등 충분한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의원들이 일문일답 형식 도입을 꺼리는 것 같다"며 "엉뚱한 질문을 하거나 엉성하게 질문했다 구청 간부가 반박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하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Y구청 간부 공무원도 "구정질문을 받은 뒤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구의원을 직접 찾아가 부탁하는 경우도 많다"며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거나 질문-답변 과정에서 구의원과 논쟁이라도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일문일답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실련 차진구 사무처장은 "기초의회가 구정 감시와 견제라는 본래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개의시간을 오전 9시 전후로 하고 구정질문도 일문일답 형식을 채택, 내실이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며 "구의회 스스로 제도개선위원회를 만들어 유급제에 따른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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