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닥잡히는 ‘외교안보·국정원’ 인선

24일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김만복 신임 국정원장(가운데)이 이상업 2차장(왼쪽), 최준택 3차장과 함께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e-mail]

외교안보…‘송민순 원톱’ 군전문가 보강
국정원…‘내부’ 원장에, ‘외부수혈’ 균형

청와대는 24일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가는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 후임에 백종천 세종연구소 소장을 내정하고, 국정원 1, 2, 3차장 인선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전문가인 백종천 소장을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에 내정한 건, 북핵 문제에서 송민순 차기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계속 힘을 실어주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송민순 원톱 강화, 안보실 개편=청와대에선 김하중 주중 대사를 안보정책실장 후보로 검토했지만, 그렇게 하면 ‘송민순 외교부 장관’의 장악력이 약해질 뿐 아니라 외교부 출신이 외교·안보 라인을 독식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접었다.

청와대는 육군 준장 출신으로 미국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한 백종천 소장을 안보정책실장에 발탁하고, 대신 그 밑의 안보정책수석(차관급)에 윤병세 외교부 차관보를 기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서주석 현 안보정책수석은 국방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지만, 군에선 김영룡 국방부 혁신기획본부장을 차관으로 밀고 있어 유동적이다.

내·외부 균형 맞춘 국정원 개편=김만복 원장 취임으로 국정원 1, 2, 3차장과 기조실장이 모두 바뀔 게 분명하다. 청와대는 일찌감치 내·외부 인사를 적절히 배합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3차장엔 서훈 국정원 8국장의 승진이 유력하다. 한진호 서울경찰청장과 이승재 전 해양경찰청장이 경합하던 2차장은 최근 한 청장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청와대가 고민을 거듭한 자리는 기조실장과 1차장이라고 한다. 기조실장엔 노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 잘 아는 인사를 기용하고, 해외 정보를 했던 안광복 현 기조실장을 1차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치적 논란을 우려해 안 기조실장을 유임시키는 쪽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그 대신, 1차장에 외부 인사인 이수혁 주독일 대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연말 비서실 전면개편론=청와대는 공석인 홍보수석에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을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본인은 극구 사양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최근 사의를 표한 이재순 사정비서관 후임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을 내정했다.

이와 별도로 청와대 일각에선 연말 또는 연초에 비서실을 전면 개편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임기말 국정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이병완 비서실장을 포함해 비서실 체제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승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