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 후보자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에 포항시장 후보 공천을 신청하려 했다는 행적을 둘러싸고 ‘보은인사’ 논란이 벌어졌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인사청문회서 ‘신라예찬’, ‘영남포럼’ 도마에 올라
11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지역주의적’ 역사관이 도마에 올랐다. 논란의 초점은 박 후보자가 자서전에서, 외세를 끌어들인 신라의 불완전한 삼국통일을 경북지역의 역사적 유산으로 치켜세운 부분이었다.
양형일 열린우리당 의원은 “후보자 고향(경북 포항)에 대한 강한 애정으로 받아넘길 수도 있지만, 지역주의적 의식을 다분히 담고 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강창일 의원도 “후보자 자서전을 읽어보면, 후보자를 ‘티케이주의자’ ‘신라주의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명재 후보자의 역사관은 선거관리의 중립성 의문으로 이어졌다. 최인기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측근이 최근 ‘낙동강 주변에서 용이 나올 거다’라고 한 발언을 보면, 대통령은 영남을 기반으로 한 제3의 정치세력을 꿈꾸고 있다고 본다. ‘경북 예찬론’을 주장하는 후보자가 지역 차별적인 사고를 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은 “청와대 참모 출신이 주도하는 비한나라당 정치 규합체인 ‘영남포럼’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선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겠냐”고 따졌다.
박 후보자는 “(신라 예찬론은) 우리 역사가 신라의 삼국통일을 통해 고려·조선으로 이어졌다는 흐름을 얘기한 것이지 지역주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며 “주무장관으로서 더욱 더 중립 의지를 갖고 선거를 공정 관리하겠다”고 거듭 말했다.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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