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
10∼20대는 `엄지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주 사용하는 반면 40∼50대는 사용이 서툰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중앙부처 장관이 내부보고용으로 애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 부처의 각 국장들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이나 언론동향, 각종 정책결정 사안 등에 대해 김성진 장관에게 실시간 문자메시지로 보고를 한다.
해양부의 한 국장은 "장관이 각 항만이나, 어촌 등 지방 현장이나 행사에 가거나 국회에 있는 경우가 많고, 전화를 이용할 경우 일을 방해하기 때문에 새벽 4시건, 밤 10시건 장관의 판단이 필요하거나 장관이 즉시 알아야 한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문자메시지로 보고를 하는 게 일상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언제 어느때건 문자메시지 보고가 들어가면 김 장관은 "수고했습니다"고 하거나 "이러저러하게 하십시오"라는 지시를 내리는 `답문'을 보낸다.
해양부의 또 다른 국장은 "장관을 수행하다 보면 휴대폰으로 답문을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두 엄지를 사용해 빠르게 문자메시지를 친다"며 "나도 문자메시지 치는 게 빠른 편인데 언젠가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더니 엄청 빠르다고 칭찬해주셨다"고 털어놨다.
이 같이 해양부 내 문자메시지 보고가 활성화된 것은 국회 법안심의 때 장관은 장관대로, 국장들은 국장들대로 바쁜 일정이 이어지자, 국장들이 문자메시지로라도 실시간 보고를 하자고 결의했기 때문이다.
해양부 김석구 홍보관리관은 "김 장관이 평상시에 형식을 갖춘 보고 보다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편이라 `당정협의가 잘 끝났다'라던지, `법안이 통과됐다'는 식의 문자메시지 보고를 하고 있다"면서 "평상시 회의석상에서도 장관은 업무보고 등 일방적인 보고를 생략하고 토론주제를 정해 국장이나 지방청장끼리 서로 토론을 하도록 하는 등 격식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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