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답합’ 논란 ‘건강투자 전략’ 일방 발표 이유
한명숙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현 정부의 ‘실세 장관’인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질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총리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 총리는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가 끝난 직후 유 장관에게, 전날 복지부가 발표한 ‘국가비전 2030에 부응하는 건강투자 전략’과 관련해 “왜 충분한 협의 없이 발표했느냐”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건강투자 전략’은 태아·아동·청장년·노년 등 평생 동안 국가가 국민들의 건강을 주도적으로 챙기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언론들이 ‘재원 대책 없는 짜깁기 발표’라고 비판하자, 노무현 대통령이 “기자들이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 (기사) 담합만 한다”는 취지로 반박해 논란을 일으킨 바로 그 사안이다.
한 총리는 유 장관에게, 특히 이 내용이 민생과 직결된 사항인데 사회관계 장관회의 등에서 부처 협의를 하거나 총리에게 보고하는 등의 절차를 사전에 거치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으며,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사려 깊지 못했던 것 같다”며 그 자리에서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총리의 질책은 단지 건강투자전략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유 장관이) 여러 사안에서 ‘독단적으로 처리한’ 데 대해 누적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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