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의회 13명 “명예훼손”
지방의원의 의정활동비가 과도하게 올랐다며 자신의 의정비 인상분을 반납하기로 한 서울 강북구의회 최선 의원(민주노동당)이 동료 의원들에 의해 징계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강북구의회(의장 윤영석)는 4일 최 의원을 징계하기 위해 2개월 시한의 윤리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고 밝혔다. 구의회는 이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이날 끝날 예정이던 임시회기를 5일까지 하루 늘렸다.
결의안은 윤리특별위 구성 이유에 대해 “최 의원이 언론 플레이를 통해 주민들에게 불법 의정비 인상인 것처럼 인식하게 해 의회와 의원들을 모독했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의원 13명이 본인에게 고성과 폭언을 했다’고 말하는 등 의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결의안은 또 “최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운영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최 의원의 행동에 시정을 요구하며 운영위원직을 사퇴하려 하자 강북구청 앞 기자회견을 통해 ‘48시간 안에 복귀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주민소환하겠다’는 등 협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기황 의원(한나라당)이 대표 발의한 결의안은 전체 의원 14명 가운데 최 의원을 제외한 13명이 찬성해, 어떤 형태로든 최 의원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의회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의원을 제명할 수 있고,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출석정지나 공개사과 등 징계를 결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2008년 첫 회기에 만장일치로 오른 안건이 동료 의원을 징계하기 위한 것이어서 착잡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지역 주민들이 응원을 보내줘 힘이 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구의회가 지난해 의정활동비를 3284만원에서 5495만원으로 67% 인상하자, 지난달 18일 “인상분이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과도한 금액이어서 받을 수 없다”며 1월치 의정비 가운데 인상분 150만여원을 구청에 반납한 바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