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행정·자치

[단독] “교과서 ‘재계 요구 반영수위’ 보고하라”

등록 2008-06-10 07:50수정 2008-06-10 09:11

역사 교과서 수정 관련 최근 일지
역사 교과서 수정 관련 최근 일지
교과부, 역사교과서 출판사에 수정 압력
용어가 아닌 관점 수정 초점
역사교육단체·집필자 반발
역사 교과서 수정을 둘러싼 교육과학기술부의 행보를 두고, 역사교육 관련 단체와 집필자들은 “정부가 입맛에 맞게 교과서를 바꾸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과서 출판사들도 “부담스럽다”며 눈치를 보고 있다.

역사 교과서 집필자들과 역사교육단체들은 교과부가 역사학계의 검증도 거치지 않은 대한상공회의소의 교과서 수정 요구에 치우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쓴 한 집필자는 “해마다 다양한 기관이나 개인, 단체에서 교과서 수정 요구를 하고 있다”며 “그런데 올해에는 교과부가 유독 대한상의 건의안에 대해서만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어느 정도를 수용할지 의견을 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행태는 교과부가 앞장서서 수정했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사실상 압력이자 통제”라고 덧붙였다.

실제 여러 출판사 관계자들은 지난 4월 대한상의의 교과서 수정 건의안을 ‘전면 반영’, ‘부분 반영’, ‘반영하지 않음’ 등 세 가지로 통계를 내어 교과부에 보내라는 지시를 받고 의아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수정 요구가 들어오면 출판사가 집필자와 충분히 상의한 뒤 수정 내용을 한꺼번에 올리지, 수정 계획에 대한 통계를 먼저 전달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이전의 수정 요구는 대체로 사실관계 부분이었는데, 올해는 관점을 지적하는 게 많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교과부가 만들어 최근 출판사에 전달된 ‘교과용 도서 수정·보완 체제 개선 방안’도 논란거리다. 개선안은 집필자의 책무가 부족하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거론하며 과목별 집필자협의회를 구성하고 협의록까지 작성해 교과부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한 교과서 집필자는 “교과서를 만들 때 대표 집필자가 있긴 하지만 단원별로 담당 집필자가 실명으로 거론돼 있는 등 책을 만들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집필자들은 무한의 책임을 느끼게 된다”며 “교과부가 여론수렴도 없이 불쑥 개선안을 만들어 사실상 집필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과부가 갑자기 역사 교과서 편집자 회의를 소집하자, 출판사와 집필자들은 “직접 가봐야 알겠지만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8차 교육과정 개편을 앞두고 새롭게 교과서를 만들어야 하는 단계라서 민간 교과서에 대한 최종 검정권한을 갖고 있는 교과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역사 교과서 내용이 확 바뀌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와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신철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과서 내용이 바뀌던 과거 상황이 반복될까 우려스럽다”며 “김도연 장관의 역사 교과서 좌향좌 발언 등 중립을 지켜야 할 정부가 제대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소연 유선희 기자 dandy@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교과부 ‘역사교과서 우향우’ 압박
▶굴욕외교·독재 넘어 오늘, 생존 저항속으로
▶“먹통정부가 촛불 키워 대통령 국민소환제 필요”
▶학자들 “왜곡보도 맞서 광고주 압박 정당”
▶6.10항쟁 21돌…오늘 “재협상” 100만 촛불 밝힌다
▶청와대 “재협상만 빼고”…인적쇄신·30개월 이상 금지 ‘사활’
▶한국-일본, 쇠고기 월령표시 ‘하늘과 땅 차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