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유임은 다행이지만 차관 경질은 뭔가 좀..."
기획재정부는 7일 개각에서 장관이 유임됐지만 최중경 1차관이 경질되면서 무겁고도 애매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경제정책 사령탑인 강만수 장관이 야권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유임된 것에 대해서는 경제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다행이라는 반응이지만 최 차관이 물러나게 된 것은 장관의 짐을 대신 짊어진 억울한 면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소한 연말까지는 현 체제가 갈 줄 알았는데 갑자기 차관이 교체돼 당혹스럽다"면서 "최 차관은 미국에 있다가 불려들어와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일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경제가 이렇게 어려워진 것은 기본적으로 고유가 등 대외변수에 의한 것인데 이에 대해 차관에게 책임을 묻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앞으로 경제가 어려워질 때마다 책임을 묻는다면 누가 자신있게 정책을 수행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장.차관의 역할분담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최 차관이 금융.외환 전문가로 강 장관을 대신해 금융위원회나 한국은행 등과 논의에 나서왔는데 갑작스런 교체로 장관이 전면에 등장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직원들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최 차관이 사실상 총괄해온만큼 차관이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직원은 "결국 환율 책임론인데 재정경제부 장관이 맡은 수많은 영역 중 하나를 갖고 책임지는 것은 좀 심한 것 같다"면서 "차관급에서 책임지는 게 맞으며 최 차관이 그 부분에서 만큼은 자신감을 갖고 일하다가 고유가 폭풍을 정면으로 맞은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재무부 출신인 최 차관의 후임에 기획원(EPB) 출신인 김동수 차관보가 선임된 것과 관련해 한 관계자는 "1.2차관 모두 EPB 출신이어서 과거 재무부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종국 기자 satw@yna.co.kr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satw@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