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임된 한승수 총리(맨 오른쪽)가 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를 항의 방문한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왼쪽 세번째)과 임원들한테서 한우 고기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방침에 항의하고 한우산업 안정화 정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일괄사퇴뒤 ‘존재감 과시’ 바쁜 행보
유명환·정종환·원세훈 장관도 안도
유명환·정종환·원세훈 장관도 안도
7일 개각은 지난달 10일 한승수 국무총리와 장관 전원이 쇠고기 파동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표명한 지 27일 만에 이뤄졌다. 애초 한 총리 교체를 포함한 ‘대폭 개각’ 전망이 우세했으나, ‘촛불 민심’이 가라앉는 듯하자 3개 부처 장관을 바꾸는 ‘소폭 교체’로 귀결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특별기자회견에서 인사와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말했다. 이미 한 총리 교체를 전제로 박근혜·심대평 총리설이 나오던 때였다. 청와대 참모들도 개각과 관련해 “적어도 중폭 이상은 될 것”이라고 말해, 대폭 교체 전망을 낳았다.
이 때문에 이날 경질된 교육과학기술부,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등 세 장관은 물론이고,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이 있는 강만수 재경부 장관, 쇠고기 협상의 책임이 있는 유명환 외교부 장관, 한반도 대운하 추진 논란을 일으킨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경찰의 촛불집회 과잉 진압 책임이 있는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등 모두 5~6명의 경질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6·10 이후로 촛불시위 참여 규모가 줄어들고 이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 조짐을 보이자 소폭 개각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총리를 두고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이 나서서 “권한도 위임받지 못한 총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잘못”이라며 유임을 주장했다. 한 총리도 사의 표명 뒤 뒤늦게 촛불집회, 화물연대 파업, 고유가 대책 등을 진두지휘하며 왕성한 행보를 보였다. 이를 두고 총리실 안팎에서는 한 총리가 ‘총리가 안 보인다’는 비판론을 불식시키면서 총리 유임론 확산을 꾀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소폭 교체 방침에도 최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 주장이 다시 급부상하면서 청와대는 내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여론 무마용으로 최중경 재정부 1차관 경질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7일 개각과 관련해 “교체의 폭이 크지 않아 기대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사실 이번 내각은 이번 일(쇠고기 파동)이 있기 전 두 달 정도 일을 한 것인데 정부 출범 이후 업무 파악하랴, 시스템 정비하랴 제대로 일을 해볼 기회도 없었다”며 “책임을 묻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번 기자회견 때 ‘책임이 있다면 모두 나에게 있다’고 말한 것도 바로 이런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역대 정부에서 보면, 장관이 너무 자주 교체돼서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 따지고 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며 “이제 논란보다는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시고, 협조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황준범 최익림 기자 jaybee@hani.co.kr
이 대통령은 “역대 정부에서 보면, 장관이 너무 자주 교체돼서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 따지고 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며 “이제 논란보다는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시고, 협조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황준범 최익림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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