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행정·자치

정부, 돈줄막힌 기업 ‘비업무용 땅’까지 매입 추진

등록 2008-10-20 19:19수정 2008-10-21 00:44

21일 ‘주택 투기지역 완화’ 방안 발표
부실책임 눈감고 세금 퍼주기만
실물위기 막는다며 기업 투기이익에 세금 대주는 꼴
“도덕적 해이 부추겨”…“무분별 외형확대 은행엔 벌칙금리·문책 등 필요”
정부가 금융과 실물 부문의 위기를 잠재우는 데 급급한 나머지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탐욕’이 불러온 위험과 부실까지 국민 부담으로 떠넘기려 하고 있다. 정부는 금융회사 대출을 갚을 여력이 없는 기업들의 부도을 막아 금융회사의 부실 발생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기업들이 투자 목적으로 사둔 땅까지 공적자금으로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고위관계자는 20일 “토지공사가 6조원을 들여 건설회사가 아닌 일반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토지를 매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 등 부처간 협의에서 이미 합의를 이뤘다. 곧 당정협의를 거쳐 확정한 뒤 21일 ‘실물경제 안정대책’의 하나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안은 자산은 많은데도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긴 기업들, 또 이런 기업들에 담보대출을 많이 해 준 은행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땅 매각 자금은 은행채무 상환용으로만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일반 기업 비업무용 땅까지 사 주는 것은 외환위기 직후 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해 토공이 2조6천억원어치를 사들인 이후 처음이다. 토공은 이번 매입자금을 연 6% 안팎의 채권을 발행해 마련하며, 매입가격은 시세의 70~80%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토공은 기업들의 신청을 받아 매각 희망가격을 낮게 제시한 업체들의 땅부터 매입하고, 대금은 해당 기업의 채권을 가진 은행에 우선 지급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은 외환위기 때보다 땅값이 크게 올라 6조원으로 그때보다 더 많은 면적의 땅을 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방안은 기업들의 땅투기 이익 실현에 공적자금을 동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본래 사업 목적과 상관없는 땅을 보유한 것은 대부분 땅투기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대기업 자금담당 임원은 “토공이 시세보다 낮게 매입한다지만 부동산 거래 자체가 얼어붙은 상황에선 현금 매입 자체가 엄청난 특혜”라며 “정부의 이번 방안이 땅투기를 한 기업과 이들에게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 준 은행 모두에게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1일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방안으로 주택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