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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행정·자치

감사원 직원모임 “권력 줄댄 간부 쇄신을”

등록 2008-10-20 22:33수정 2008-10-22 13:40

내부 전산망에 비판글
“직불금·공기업·KBS감사 국민신뢰 잃어”
감사원 일반 직원들이 <한국방송>과 공기업 감사, 쌀 직불금 감사를 비판하며 과감한 인적쇄신을 촉구하고 나섰다. 감사원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감사원 감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감사원 안팎에 큰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실무자협의회는 20일 오전 감사원 내부 전산망에 올린 ‘어쩌다 감사원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쌀 직불금 감사는 물론, 감사원이 새 정부 들어 진행한 공기업 감사와 한국방송 감사 등에 대해 ‘권력 굴종적’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감사원 실무자협의회는 2002년 설립된 모임으로, 6급 이하 직원 40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협의회는 이 글에서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쌀소득 보전 직불금 제도의 문제점을 밝혀낸 이번 감사는 감사 결과가 공개되지 않는 등 투명하지 못한 감사 처리로 감사원이 사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국민적 비난과 질타에 직면하게 됐다”고 불투명한 감사 결과 처리과정을 비판했다. 협의회는 “이미 감사원에서 조사 종결한 감사사항에 대해 대상기관인 행정안전부 등에서 추가로 조사한다는 보도까지 들려오고 있다. 정말 얼굴 붉어지는 치욕스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또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벌인 공기업 감사와 한국방송 감사 등 감사원이 취한 일련의 행보에 ‘죽은 권력에는 강하고 산 권력에는 약한 감사원’, ‘영혼 없는 감사원’이란 세간의 비판이 쏟아졌지만, 그때마다 변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며 “이미 감사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고 개탄했다. 협의회는 이어 “감사원이 지켜야 할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라며 “오로지 국민 편에서 국민만을 바라봐야 할 감사원이 권력에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은 부인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과거 잘못된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하고, 감사원 내 과감한 인적 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협의회는 “부당한 외압이 들어오면 감사원을 지키는 버팀목이 돼야 할 간부들이 침묵하고 있는 현실은 개탄스럽다”며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권력에 줄을 대거나 조직발전을 저해하는 사람들에 대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과감한 인적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 조선시대 삼사의 선비들은 목숨을 걸고 왕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우리가 국민의 편에서 때로는 대통령과 권력에 맞서는 한이 있더라도 소신껏 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감사원의 미래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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