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친위대’ 장차관급 22명 출신 따져보니
고려대 2→6명, TK 2→7명…지연·학연 심화
부산·경남 출신 5→1명으로 줄어 가장 큰 피해
고려대 2→6명, TK 2→7명…지연·학연 심화
부산·경남 출신 5→1명으로 줄어 가장 큰 피해
이명박 정부가 티케이(대구·경북, TK) 정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해 주는 개각이었다.
청와대가 18~19일 이틀 동안 단행한 장·차관급 인사 22명과 전직 인사 22명의 고향과 출신 대학을 비교하면, ‘티케이, 고려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2명을 출신지역별로 나눠보면, 대구·경북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전북 4명, 서울 3명 등이다. 전직인사 22명 중에선 대구·경북 출신이 2명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22명’에선 원세훈 국정원장(영주), 김석기 경찰청창(영일)에 이어 권태신 총리실장(영천), 이주호 교육과학 1차관(대구), 강병규 행정안전 2차관(의성), 변무근 방위사업청장(김천), 박영준 국무차장(칠곡) 내정자 등이 대구·경북 출신이다.
대구·경북 출신이 약진하면서, 영남권 테두리로 묶이는 부산·경남(PK) 출신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국정원장, 경찰청장이 ‘피케이’에서 ‘티케이’로 바뀐 것을 포함해 22명 중 부산·경남 출신은 5명에서 1명(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줄었다. 출범 당시 첫 조각에서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내각’이란 비판을 받았던 이명박 정부가 친위세력 구축에 주력하면서 영남 중에서도 ‘티케이’로 폭이 더 좁아지는 형국이다.
호남 출신은 이전의 5명에서 전날 발표된 한덕수 주미대사 내정자 등 6명으로 1명 더 늘었다. 지역배려 차원에서 ‘호남’을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티케이’ 출신들이 국정원장, 경찰청장,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등 ‘힘있는’ 자리에 예상 밖의 ‘발탁’ 인사가 많은데 반해, 호남 출신들은 그렇지 않았다. 호남 출신 6명은 모두 관료 출신이고, 차관급 호남 출신들은 모두 ‘내부 승진’ 케이스라는 점이 ‘티케이 출신’과의 차이점이다.
이 대통령과 동창인 고려대 출신의 약진도 만만찮다. 22명 가운데, 출신대학은 서울대가 10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고려대(6명)다. 이전에는 2명이었다. 현인택(통일부장관·정외과), 윤진식(경제수석·경영학과), 박영준(국무차장·법학과) 내정자 등 이 대통령 측근 가운데 고려대 출신이 많았던 탓이다. 서울대와 고려대를 제외하면, 연세대(김중현 교육과학기술 제2차관), 성균관대(안철식 지식경제부 제2차관), 한국외국어대(최민호 소청심사위원장), 건국대(전병성 기상청장), 해군사관학교(변무근 방위사업청장), 영남대(김석기 경찰청장) 출신이 각 1명이었다.
‘티케이-고려대 출신’이 많은 이유는, 이 대통령의 친위세력 구축과 맞물려 있다. 이전부터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측근들은 대부분 지연·학연 등으로 연결된 이들이 많아, 이들이 내각에 한 두명씩 들어가면서 생기는,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경북·고대·공안통을 배치한 소위 케이케이케이(KKK) 인사”라며 “국민이 그토록 탕평인사와 통합인사를 요청했지만, 대통령은 국민을 완전히 무시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명수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정파를 초월하기는커녕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인사마저도 개각 인선에서 제외하는 지극히 편협한 자기사람 챙기기”라고 지적했다.신승근 권태호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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