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일깨우는 노력·몸가짐 잃지 말기를”
명동성 법무연수원장(56.사법시험 20회)이 9일 검찰 내부 전산망을 통해 사의를 밝히고 26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로써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내정 이후 천 총장을 제외한 고검장급 8명이 모두 공식 사임하거나 사의를 표시했다.
명 고검장은 내부 전산망에 올린 글에서 "군법무관을 제대한 뒤 곧장 검사를 지망한 것이 제 인생의 가장 탁월한 선택이었고 검찰에서 젊음을 불태울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커다란 행운이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검찰을 향한 질책과 비난은 그치질 않고, 최근의 사태는 질풍과 노도가 돼 조직을 강타하는 때 아무 도움도 없이 떠나게 돼 큰 빚을 안은 기분"이라며 "검사의 일이 너무 험하고 예민한 일인만큼 항상 스스로를 일깨우는 노력과 배운사람으로서 몸가짐과 여유를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명 고검장은 대선 직전인 2007년 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으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둘러싼 BBK 의혹 사건을 총지휘했다.
1998년 서울지검 특수3부장 근무 당시 농림부 간부들이 뇌물을 받으며 수백억원의 국가예산을 낭비한 전산화 사업 시행 과정의 문제점을 파헤쳤고 기아그룹 비리 사건, 이신행 의원 비리사건 등도 무난히 수사했다.
16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의혹이 제기됐을 때 검ㆍ군 병역비리 합동수사반의 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솔직ㆍ담백한 성격의 소유자로 대인관계가 원만하면서도 치밀한 업무처리로 부하직원은 물론 조직 안팎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남 강진 출신의 명 고검장은 1977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이듬해 사시 20회에 합격, 서울지검 특수3부장(1998년), 대검찰청 수사기획관(2001년), 서울동부지검장(2004년)을 거쳐 광주고ㆍ지검장(2006년), 서울중앙지검장(2007년)을 지낸 뒤 올해 1월 법무연수원장으로 부임했다.
퇴임식은 14일 오전 10시 법무연수원 본관에서 열린다.
강훈상 기자 hs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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