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기업의 경영실적 악화와 정부의 성과급 일괄삭감 조치에 따라 올해 공기업 기관장들이 받는 경영평가 성과급이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
기획재정부가 15일 국회 기획재정위 이혜훈(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성과급 추정치 자료에 따르면 24개 공기업 기관장 중 기본연봉 대비 100% 이상의 성과급을 받은 곳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17개 기관장이 100% 이상의 성과급을 받았다.
또 성과급이 작년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기관장도 9명에 달하고, 심지어 3개 기관장은 단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관장별로 지난해 기본연봉 대비 200%로 2억690만 원을 받았던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7천571만 원을 받아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지난해 2억397만원에서 9천790만 원을 수령, 1억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조폐공사는 지난해 기본연봉 대비 100% 이상 성과급을 받았지만 올해에는 64%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부산항만공사는 성과급이 1억5천713만 원에서 6천882만 원, 인천항만공사는 1억3천813만 원에서 6천882만 원, 한국조폐공사는 1억3천101만 원에서 6천234만 원으로 각각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감정원, 한국석유공사 등 기관장은 기본연봉 대비 32% 수준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억 원 넘게 받기도 했던 성과급은 올해 3천만 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 기관장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던 3개 기관장의 경우 성과급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부 관계자는 "성과급이 줄어든 데는 정부가 경제위기 고통분담 차원에서 성과급을 일괄적으로 20% 삭감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기관평가에 비해 기관장평가 결과가 낮게 나온 것도 요인"이라고 말했다.
작년까지는 기관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기관장 성과급을 지급하다가 올해부터 기관장 평가결과도 50% 반영했는데, 최우수 등급이 1명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부진했던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지난해 경기침체로 전반적으로 공기업 실적이 악화된 것도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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